좀 뜬금없게 책 추천 해봅니다.

사실 베팍엔 워낙 식견이 풍부한 분들이 많아서 감히 추천하기가 좀 부끄러운게 제 마음입니다.

하지만 혹시나 모르실 분들을 위해, 신문과 언론을 대하는 법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 합니다.

책 제목은 신문 읽기의 혁명 이라는 책입니다.

신방과 학생들에겐 유명하다죠. 교양서 수준으로 쓰여져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신문 편집에 그렇게 많은 의도가 숨어있는 것인줄 몰랐는데 읽고 난 뒤에는 꽤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책 내용에서 몇 부분 발췌해 봅니다.

「무릇 삶이란 끊임없는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중요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간에,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결정을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차분히 한번 돌이켜 보라.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과연 얼마나 독자적인 것이었나를. 혹 그 판단 자료의 대부분이 언론에 의해 주어졌거나 영향받은 것은 아니었던가. 

신문보도에 의해 비로소 사회적 사실들을 알게 되고, 바로 그러한 ‘사실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망각하는 것은 아닌가.」

 

「주요 신문들이 그날의 1면의 머리기사로 무엇을 다루는가는 한 사회가 전개되어 가는데 우리의 짐작 이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여론을 따라 1면 머리기사가 정해지기도 하지만 신문의 머리기사에 따라 여론이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일반 대중이 언론생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함으로서 언론이 설정한 사회적 의제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 밖에 없는 탓이기도 하다.」

 

「신문 표제의 중요성은 그것이 근본적으로 기사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점에 있다. 

표제는 기사에 대한 가치판단을 함축하고 있고 또한 그 기사가 읽혀지는 해석의 틀을 제공해준다. 

표제의 가치판단이 표제의 선택 자체에 이미 들어가 있지만 동시에 표제의 크기로도 가치판단을 드러낸다. 

독자가 편집을 읽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아무리 중요한 사건이라도 편집에 의해 사라지거나 축소되면 없거나 작은 현실이 되고, 

그리 크지 않은 사건도 편집에 의해 부풀리면 엄청난 의미가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대 대중사회의 현실이다. 

따라서 신문을 읽을 때 마주한 지면의 편집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 지면을 구성한 편집자의 가치판단을 수용하는 셈이다. 

그래서 신문을 볼 때 표제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표제와 기사 사이, 그리고 기사와 진실의 차이점을 염두에 두면서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