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동기들, 선배 기자 한분과 같이 봤어요..
결과는 대략 시망. ㅋㅋ(뭐..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진 모르겠지만..)

여튼.. 나름 기대하고 봤는데 실망이 크네요.

1. 박중훈 연기가 원래 이랬나..;;
- 코믹 연기 달인인 박중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탓인지..
   영화 내내 보고 있기 불편할 정도더군요.
   다 떠나서 발음이 왜 그 모냥인지..;;
   웅얼거리는게 입에 알사탕 하나 물고 이야기하는 건가 싶데요..
   파국을 막으려 혼자서 이리 저리 애 써보지만 외면당하고 마는 학자 캐릭터부터가
   워낙에 진부한 설정이지만... 그 진부함조차 별 납득이 안 가더군요.
   진짜 쓰나미 걱정땜에 밤잠 못자고 고뇌하는 게 맞나? 싶은 느낌.
   압권은 마지막 'I'm your father' 드립. 무슨 스타워즈 다스베이더도 아니고...-_-;;


2. 엄정화 캐릭터... 90년대도 아니고..
- 딸을 사랑하지만 일 땜에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커리어 우먼.
  결정적인 순간 무력해지고 마는 여성. 그때마다 해결사로 등장하는 전 남편.
  지금 남친은 또 그때마다 어디서 딴짓하고 있고..-_-;;
  이런 설정 이제 그만 봐도 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엘리베이터에서 딸이랑 마지막 통화 드립.
  어떻게 눈물 함 뽑아보려고 감독 난리부르스 치는 것까진 좋았는데..
  (뭐 뻔한 전개라 딱히 눈물도 안나고 감동도 없고 그랬지만..)
  꼴깍꼴깍하다 어느새 부활해버리니 이건 뭐..;;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인가요? 아.. 결국엔 죽으니까 재반전이로군요.

3. 괄괄한 도시 여자와 어벙한 시골 청년
- 이것도 춈...-_-;; 일단 부산 해운대 자체가 시골 깡촌이 아닌데..
  무슨 소나기 소녀 보듯 어버버하는게 난감하데요.
  그 여자 내 약혼녀야. 너와는 레벨이 다르다고..
  이 장면은 지금 내가 보고 있는게 과연 2000년대 영화가 맞나 의심스럽게 하더군요.
  강예원네 여자 3인조 인물 구성도 어디서 참 많이 보던 거고.
  퀸카 1, 깐죽이 1, 뚱녀 1...

쓰나미 오기 전까지는 나름 재밌었습니다.
샴푸 먹고 실려가는 장면이나 야구장 개꼬장 같은 거 보면
확실히 윤제균이 코미디 만드는 재주는 있다는 걸 알겠더군요.
설경구 연기 덕분도 있었지만..

문제는 쓰나미 이후..-_-;;

긴장 좀 탈만 하면 맥빠지게 실없는 개그 코드 나오고
박중훈-엄정화 스토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CG도 못봐줄 수준은 아니지만.. 기대치만큼은 아니더군요.
초반에 인도양 찍은 장면은.. 욕조에 물 받아놓고 종이배 띄워놓은 거 같데요.

여튼.
재난영화 블록버스터 특유의 긴장과 코미디, 멜로, 감동 코드까지 이것저것 버무려 보려고 했는데
코미디가 긴장감을 잡아먹고.. 억지 멜로가 감동을 짜증으로 만드는..
배우는 역할에 어울리지 않고, 감독은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모처럼 본 한숨 나오는 영화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