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곶





어찌 이름도 이토록 아름다운 곳인지. 산 속에는 마오이스트들이 반정부 투쟁을 하고 룸비니로 이어지는 길에는 매일 같이 버스파업으로 도로가 마비되는 불안정함 속에서도 페와 호수는 돌을 던져보아도 물결 하나 없을 듯이 조용합니다. 그런데 그 곳에 사랑곶(SARANG KOT)이라니...

그 어떤 달콤한, 아니 슬픔의 사연이 있었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사랑'이라는 말을 쓰는 저 먼 나라의 남녀가 와서 저 설산에 미래를 설계하며 진한 뽀뽀라도 했던 것이 아닌지...




오늘 저녁 딸래미 하교하면 맛난 물고기 튀김 해주실려나?
잘 잡히유~하고 여쭸다가 쉿~하는 소리만 듣고 입만 삐쭉 내밀고 조용히 사라졌지만서두...



동생들 둘이 건사하느라 고생이 많구나. 사탕 그렇게 많이 쥐여줬는 데두 논두렁 길 부지런히 따라오며 '딸라~'를 외치며 타는 듯한 목소리를 냈겠지만, 줄 수 없었던 샹그릴라의 마음도 이해해 주렴.
대신 주전부리 다 털어줬잖아!! ㅠㅠ 쥬르륵




삐질 삐질 흐르는 땀에, 머리 위로는 행글라이더가 날아다니니 동전 소리조차 나지 않는 주머니 탓만 하다가 저 멀리 안나푸르나의 기세를 보고 급방긋... *^^*


독하디 독한 싸구려 담배 밖에 없었지만 고맙게 받아 준 부부. 좋지도 않은 카메라에 어설픈 조작으로 속인 듯한 죄스러움이... 하지만 당신들의 따사로운 애정을 확인하기엔 충분했습니다. 아름다웠어요, 그대들!!!



사랑을 맛을 느끼고자 유랑하는 독거 선생님들이 넘치는 이 불펜 바닥에 따뜻한 그대 부부의 로맨스가 그대로 전해지길...

 

I want to spend my lifetime loving you.

- 호미곶


오늘, 칠월의 첫째날. 그들이 열두 번째 역사를 위한 첫 디딤을 합니다. 뜨거운 햇살과 무자비한 폭우가 변화무쌍하는 한국의 칠월에 그들은 그들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하는 것이죠.

걷는 기간 생일이 겹치면 또 나이만큼 박화수 병을 빈 수박껍데기에 부어 억지스레 마셔야 겠지요.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쪽에서 유명한 것이라곤 그 것 밖에 없으니까요. >.< 곤혹일겁니다만, 나중에는 추억으로 남겠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작년의 일을 기억하지만, 그래서 서울로 향할 걸음을 호미곶에서 끝냈지만, 아마도 고인 역시 하늘에서 응원할 것입니다. 힘차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 혼자서는 결코 걸을 수 없는 그 길, '우리'라면 가능할 겁니다.

밖에서 보는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이 직접 느껴보는 여러분들은 분명 다를 겁니다. 못난 선배, 샹그릴라도 가방 하나 못들어 주는 신세지만 심장이 울리도록 구호 열심히 외치겠습니다.

잊지마세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그리고, 해남에서 여의도까지의 여정에 흘린 땀과 눈물이 그대들의 인생대장정에 알토란이 될 것을 굳게 믿습니다. 화이팅!

국토대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