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02년전) 축구국제대회 나가서 선전하면 선수와 감독은 영웅이 되었죠. 청소년대회4강 갔던 박종환감독이 정말 오랫동안 국민적 영웅이었기도 했고 그의 혹독함을 넘어선 가혹한 훈련방법이 한국인에게 맞다는 헛소리도 간혹 나오기도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란한테 6실점 떡실신하기도 하고, 월드컵에서 5:0을 당하기도 하고, 역대 최강전력이라면서 1승도 못하고 오기도 했죠. 이럴 때 자괴감에 빠져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남미선수들처럼 볼을 발에 붙이지 못하고 뻥뻥 차면서 다니는 이유가 뭔지 어린 마음에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슛을 또 왜이리 하늘로 날리는 건지...

야구도 보면 김인식감독님이 올해초엔 WBC로 인해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가 지금은 꼴지하고 있으면서 또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동일인물이 한해에 이렇게 상반되게 평가되기도 하는거죠.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성적에 의해 영웅에서 잉여인간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프로선수로서 어느정도 매스컴과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걸 인정하지 못하면 곤란하죠.

어찌되었건 국민적 관심을 받고 나간 국대가 국제대회에서 박살나고 오면 가볍게는 비난을 받고 심하게는 계란세례를 받습니다. 예전에 일본야구대표팀이 올림픽 끝나고 몰래 귀국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뭐 WBC에서 만회했습니다만.

이번 농구대표팀의 경우도 이 현상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잘하면 칭찬받는 레파토리가 정해져 있고, 못하면 못하는대로 비난받는 레파토리가 정해져있습니다. 또 그 비난을 역으로 비난하는 레파토리도 정해져 있죠.

비난하는 내용을 보면,
1. 정신상태 해이 (이게 제일 많죠. 당사자도 아니면서 주위상황을 그렇게 해석하게되죠. ㅋ)
2. 연봉 이야기
   (그 실력으로 그 돈 받냐? 이건 비단 농구에 국한 된것도 아닙니다. 야구, 축구도 마찬가지)
3. 감독 전술이 왜 그랬냐? ( 전형적인 결과론이죠.)

이런 유형이죠.

옹호하는 경우엔
1. 이 종목에 인프라가 떨어짐 (인프라가 더 떨어지는 나라한테도 지면서 ㅋ)
2. 연봉은 실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성 (이건 어느종목이든 다 마찬가지죠.)
3. 감독 전술탓은 말이 안됨.
  (우리 선수구성을 봐라 그 전술이 맞다. 우승할때는 천재라더니 지면 병신취급이냐?)
4. 이건 선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협회를 비난해야 된다. 


양쪽 말이 다 일리있고 맞습니다. 전형적으로 반복되는 이야기죠. 이 반복되는 논쟁이 많다는 것은 그 종목이 인기스포츠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이 반복이 계속 되면서 통상적으로 그 종목은 인기의 상승과 더불어 성적의 향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요 종목중에서 유독 농구는 국내팬들의 쉴드치는 논리가 강했다고 보여지며, 우리의 현재 모자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좀더 부각되었죠. 무역으로 치자면 보호무역인데 점차 개방하는 보호무역이 아니라 점점 문을 닫는 보호무역이랄까요?

보호가 필요한 시기엔 당연히 해야되겠죠. 초기 프로야구에 용병 왕창 들어오게 했으면 우리선수들 다 들러리만 했을테고 지금까지 악영향이었겠죠. 농구도 이런 보호주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할겁니다. 그런데 보호하는 이유는 그 기간동안 경쟁가능토록 성장하라는 의미지 보호막 아래서 계속 있으란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 그 의미가 다소 변질된 것은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듭니다.

야구팬으로서 가끔보는 프로농구나 국대경기 일부를 보고 쉽게 평하는 것에 한계는 있겠습다만,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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