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저만하더라도 재임중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는 존경할 수 없고 애증이 교차하는 인물로 봤고, 김대중대통령은 비교적 존경하는 편이었죠. 솔직히 노대통령의 경우엔 노동문제에 있어서 탄압이 너무 심했어요. 그때문에 일부에서는 <친노신당>이란 표현대신 <참여잔당>이란 표현까지 쓰기도 하죠.

서두가 길었는데,

진보진영 인사들이 민주당계열 인사들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김대중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죠. 하지만 이들이 공격하는 내용은 수구세력들이 비판하는 것과는 방향성이 아주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야당으로서 일정부분 큰 파이를 유지하면서 안주하는 것에 대한 비난도 있었고, 핵심사안에 대해서 결국 정면승부보다는 합의를 선택했고, 노동자들과 대화하기 보다 여론전 및 여당과의 협상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단체협약 역진가능케 한 시기가 제 기억에는 아마도 DJ집권때 아닌가 기억하고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현실적으로 정치계에서 다선을 한 야당인사로서 식언을 하기도 하고, 정계은퇴번복을 하기도 하고, 야당분열을 결과론적으로 가져오게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이 진보진영에서 보기엔 상당히 거북할 수 있고 결국 똑같이 더러운판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요.

그런 흐름 중에서 비판한 것을 가지고 진보진영 사람들도 마치 민주화세력에 대해 부당한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곤란하다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DJ와 같은 정치인에 대해서 그의 인생역경에 존경을 표하는 진보적인 인사들이 많습니다. 단지 가는 길이 다를뿐이죠.

그분의 죽음을 둘러싸고 진보진영인사의 과거 공격적 언행을 지적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마치 노무현대통령 서거날 노사관계로드맵 개판으로 만들어서 해고쉽게 해놨다고 비판하는 모양새죠.

제가 걱정되는건 누군가의 숭고한 인생과 죽음을 엉뚱한 인간들이 써먹는다는 점입니다. 오늘 밤에 인쇄소하시는 분하고 통화했었는데 지역의 노인후원회장 겸 자유총연맹 모지역 지부장이 발빠르게 제일 빨리 애도 현수막 맞췄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열린우리당 공천따서 출마했던 분인데, 이번에 아마 민주당 공천따겠죠.

뭐 세상이 그렇죠. 그런거죠. 입맛이 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