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바보 or 예정이신 분들 ㅎㅎ
곧 남몰래 쓰디 쓴 눈물을 흘리실 날이 많을 거예요.. 응? -_-;;
태어나서 처음 배운 말이 '아빠'였고
자식이 저 하나다 보니까
아빠랑 둘도 없이 친한 사이여서
맨날 찰싹 붙어서 지냈었어요
누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대답은 아빠..
여름에는 부채질 해서, 겨울에는 등 쓸어서 재워주시고
산에 놀러 가면 힘들까봐 업거나 목마 태워서 올려다 주시고
그래서 저도
이 세상 딸들이 모두 한 번씩 했던 거짓말인
'나중에 커서 아빠랑 결혼할 거야'
이런 약속도 하고 그랬었는데
언젠가부터
아빠랑은 이상하게 사이가 좀 서먹해지더라구요
중고등학교 때부터랄까.. 암튼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엄마랑 얘기가 잘 통하고
여자끼리의 공감대 같은 게 형성되면서
아빠는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분위기? -_-;
사실 저랑 아빠 성격이 굉장히 비슷해서
한 번 부딪히면 절대 굽히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자잘한 충돌이 있을 때
엄마랑은 다르게 아빠한테 서운한 건 잘 안 풀려요
지금은 아빠가 저한테 놀아달라고 하거나
어린 시절처럼 엉겨 붙거나; 하시면
제가 너무 귀찮아하고.. -_-;
또 저는 주로 잔소리를 하고 그럼 아빠는 저의 눈치를 보시고 -_-
그런 관계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도 아빠는 밥 먹을 때 생선 가시 다 발라주시고
어디 있다가 좀 늦을 거 같다고 하면 데리러 오신다고 하고
여전히 이것저것 잘 해 주시려고 하는데
술 많이 드시는 것도, 담배 안 줄이시는 것도
저는 너무 못마땅하고
그래서 막 아빠를 구박하고 그러네요.. -_- 아빠 미안..
그리고 이게 아마 아빠 서운하게 하기의 정점일 텐데..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생기니까
아빠는 자연스럽게 2순위로 내려가셨어요 -_-;;
그리고 아직 저희 아빠는 이 사실을 모르시죠........
암튼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게 딸 바보니까
딸 바보 아빠들 힘내세요~
....어떻게든 끝은 훈훈하게 마무리 해 보려고 했는데 안 되네요
김키티 좋아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