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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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평역에서 삼각지 쪽으로 이어진 길인데
제가 좋아하는 길이라 기회가 되면 종종 걸어오곤 합니다
오늘도 이태원에 갔다가 슬슬 걸어왔는데
비가 온 후라 그런지
길다란 나뭇가지들이 많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그게 다 지렁이님들 ㅠoㅠ
어지간한 날벌레 같은 건 손으로 잡고
벌레를 특별히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다리가 아주 많거나/ 아예 없는 애들은 싫더라구요
ex. 지렁이, 쐐기벌레, 각종 애벌레, 송충이..
진짜 통통하고 길어서
곧 이무기가 되실 것처럼 보이는 분들 한 다섯 마리,
보통 크기 열 댓 마리,
작은 크기 열 몇 마리...
다 합쳐서 30마리도 넘게 본 것 같아요 ㅠoㅠ 아아
안 밟고 피하려고 애쓰다가 저도 모르게 소리도 한 번 질렀는데
뒷쪽에 산책하던 강아지가 달려와서 더 놀랬고 -_-;;
(너 부른 거 아니거든...)
예전에 한참 식도락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
아는 선배랑 같이 메이필드 호텔 점심 뷔페를 먹으러 갔었는데
뒷뜰 산책로가 잘 가꿔져 있어서
밥 먹고 좀 걸을까? 했다가
곱게 깔려 있는 나뭇잎들이
가까이서 보니 전부 다 송충이라서 -_-
아주 기겁했던 경험 이래 가장 호러블한 산책이었네요
결국 기네스는 못 마시고
포리너 오빠들만 두 번이나 말을 걸고
지렁이 밟으면서 돌아온 밤이었습니다..
ㅠo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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