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빨리 이 세상에 왔습니까.

왜 그렇게 힘들게 싸워야 했습니까.

왜 그렇게 싸우면서 이기지 못했습니까.

왜 그렇게 가야 했습니까.

왜.

왜.

나 당신을 참 싫어하고 미워했습니다.

그깟 신문사 몇개 정리하지 못해 실망했습니다.

애꿎은 젊은이들 사지로 내몰아서 집회에도 나섰습니다.

아랫사람들 편가르기 제어 못한다고 욕했습니다.

서민들을 위한다던 당신이 FTA한다길래 등돌렸습니다.

나 당신을 참 좋아했나봅니다.

탄핵되던 그 날 많이 술 마셨습니다.

당신 때문에 조중동은 쳐다도 안보게 되었습니다.

시원하게 내갈기는 그 일갈들에 많이 통쾌해했습니다.

자이툰 장병들을 두고 돌아서며 눈물짓는 사진에

나도 따라 울었습니다.

어제도 당신을 욕했습니다.

약한 사람이라고,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그렇다고 그렇게 갑니까.

저 뻔뻔한 자들에게 끝까지 일갈하지 그랬습니까.

나쁜 사람. 왜 또 울립니까.

가려면 곱게 누워서 가지 왜 그렇게 허공을 날아서

딱딱한 바위 위에서 갑니까.

이제 알았습니다. 당신이 과도 많고 오도 많지만

너무 빨리 이 땅에 왔던 인물이란걸. 그래서 더 힘들게

살고 힘들게 정치하고 힘들게 가야 했단걸.

그래도 그렇게 갑니까.

나쁜 사람.

오늘도 전경들은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제끼고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이들은 축배를 듭니다.

왜 이런 험난한 세상에 국민들을 놔두고 갑니까.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이렇게 눈물 흘리게 한 것 다 새기겠습니다.

국민들의 아픔 혼자 짊어진 거라 생각하고

가는 길에 나 혼자 술한잔 부어드리리다.

가서 평안하시오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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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멍하고 힘들고 허탈했네요.

여러분들도 다 그러하셨겠죠.

계속 닦아내도 눈가가 뿌얘서 책 보려고 노력해도 평소의 1/5도 못봤네요.




당분간 베팍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어디 멀리 가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 사정 때문에 더이상은 글도, 리플도

남기질 못할 듯 하네요. 기억하는 분도 많지는 않으시겠지만,

그저 듣보잡 유저인 저를 그동안 반겨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작별인사치고는 너무 마음아픈 글을 남기고 떠나서 더 미련이 남네요.

참, 떠나는 마당이지만 내일 계좌로 입금은 잊지 않을께요.



다시 이곳에 돌아올 그 때는 저도, 여러분도 모두 웃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간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가끔이나마 눈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