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신 구절

“자신의 정신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에 대해 프로이트가 내어놓은 무의식에 대한 해석조차 사실은 프로이트 자신의 무의식의 발현이었다.”

을 세미나11에서 찾아보았지만 못찾겠네요. -_- 제가 책 전체를 면밀히 통독하지 못해서 못찾은 건지도 모르니 나중에라도찾으심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세미나 11을 다시 들춰보니 도라와 관련된 구절이 앞부분에 나옵니다. 63쪽부터 67쪽까지의 내용에서 도라의 사례가 인용되는데요. 이때 라캉이 도라사례를 인용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은 "주체의 상관항은 더이상 속이는 타자가 아니라 속는 타자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피분석자가 분석가가 자신에게 속을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통해 무의식이 '기만'이라는 방향으로 향했을 때 혹은 피분석자와 분석가 사이의 '전이'의 과정에서 양자사이에 분석이 교란될 때와 같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됩니다. 그러면서 라캉은 프로이트가 도라사례를 통해 정신분석에 실패하게 된 원인을 도라의 욕망이 바로 상상적 동일시에 의해 교란된 '대타자의 욕망'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데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프로이트는 제가 여러분에게 도출해 보여드리고자 하는 구조적 지표들을 미처 알지 못했기에 히스테리증자의 욕망 --사레에서 분명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아버지의 욕망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도라의 경우에도 그녀의 욕망은 대리를 통해 아버지의 욕망을 유지하는 것이었음을 간파하지 못했던 겁니다." (세미나 11, 65쪽 )

이런 주체들 혹은  타자들 간의 관계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게 <에크리>에서의 L 도식이죠. 무의식이라는 것이 상호주체성의 구조속에서 주체의 의지를 초과하면서 발생하는 '시니피앙의 연쇄'라는 것을 보여주는 도식입니다. 이를 통해 다시 앞서의 프로이트의 도라사례 실패의 원인을 이야기해보면 (표를 그릴수 없어서 말로 이야기해야겠네요) (언표)주체S와 자아moi사이의 분리...그리고 자아와 소타자autre간의 상상적 관계가 주체S와 대타자Autre간의 상징적 관계를 교란한다라는 사실을 프로이트는 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다만 프로이트는 "무의식은 (단지) 꿈이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기만이 가지는 숨은 의미를 깨닫긴 했지만 그것이 상상계에 의해 교란된 상징계의 작용이었다는 것까진 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