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묘하게 약속도 없고, 먼저 연락도 잘 안하고 하다보니 귀가시간이 빨라졌습니다.

독거인지라 집에서는 마땅히 할 것도 없고, 원래 항상 티비를 켜놓고 사는 편이긴 한데

자주 보면 정든다고 요즘에 빠진 프로그램이 몇 개 있습니다.



1. '싸이렌'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예전 경찰청 사람들처럼 범죄 재연하는 뭐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국딩시절에 정서불안으로 경찰청 사람들 시청금지였을 정도였음에도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편입니다.ㅎㅎ

가끔 친구녀석들이 CSI가 어떻고 NUMBERS가 어떻고 미드 추리물 이야기를 하면 혼자 조용히

"그래도 경찰청 사람들이 훨씬 리얼리티있다"고 외치곤 합.....


2. 한 때는 개그콘서트를 뛰어넘을 뻔 했던 '웃찾사'도 시간대가 맞으면 항상 보고 있습니다.

방청객의 웃음이 도저히 이해가 안될 정도로 참사가 벌어지는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다가도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다가

술이나 먹자하고 맥주하나 놓고 쳐묵쳐묵하게 되는 신기한 프로그램입니다.


3. 티비 프로그램은 아닌데 작년에 우연히 받았던 Ken Burns의 'Baseball'을 오며가며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막은 커녕 스크립트도 없어서 막귀인 주제에 생으로 듣다보니 지하철이건 버스건 스르르 잠들게 된다는.....

그나마도 요즘은 데스크탑이 망가져서 1부만 보고 있는데(94년 제작, 총 9부) 듣도보도 못한

쌀국 1800년대 이야기를 그러 도를 닦는다 생각하고 보고 있습니다. 흙


4. 교통방송에서 12시가 넘어가면 도로 상황만 주욱 보여주는데 그걸 보면 묘하게 마음이 편해진달까

쓸쓸함이 느껴진달까...해서 그 시간에는 소+맥과 마일스 데이비스 정도 틀어놓고 그 화면만 보고 있습니다.

가끔 놀러오는 녀석들에게 미친놈이라는 소리도 들어봤습니다......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