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지도에서도 보여지듯이 아프리카의 여러 곳에 프랑스군이 영구 주둔하고 있습니다. 해외주둔군이야 미군이 압도적일텐데 제가 왜 프랑스군의 예를 들까요? 유럽식 사민주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복지를 중시하는 사민주의국가는 유럽에 프랑스 말고도 많습니다만 우리사회에 비교될 부분이 상대적으로 프랑스가 많아보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북유럽국가들은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경제성장동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부분도 뛰어나구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술력도 그다지 높지 못하고 에너지효율도 매우 안좋습니다. 최진기 선생이 말했듯이 일본보다 경제규모는 1/7인데 에너지는 1/2을 쓰는게 바로 한국입니다. 따라서 기술력도 압도적이지 못하면서 에너지 효율도 안좋은데 에너지의 97%는 수입하는 나라가 복지국가 모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경제에 무지하면서 정치이념적으로 경도된 분들은 부유세-기업에 대한 법인세 강화 등으로 포커스를 맞추기도 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기업의 세계경쟁력도 몇몇기업을 제외하고는 높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야 내부적인 분배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복지를 맞춰낼 수 있을겁니다. 지금보다야 나아지겠죠. 그러나 우리나라같은 저효율-고비용-그저그런 기술력의 국가가 유럽의 복지국가 수준에 최소수준이라도 접근하려면 국내적인 분배문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프랑스가 바로 그렇지요. 아프리카에 왜 프랑스군이 저리도 많이 포진하고 있을까요? 왜 친프랑스적인 대통령을 40년넘게 장기집권하게 만들어 줄까요? 왜 친프랑스 대통령들이 혁명으로 물러나게 되면 그 유명한 프랑스 외인부대까지 투입해가면서 다시 복권시켜줄까요?
바로 일종의 자원군사외교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국영석유업체 ELF사가 있는 국가에 반정부세력이 나타났을 경우 아프리칸 셀은 적극적으로 군을 동원해 이를 제압합니다. 프랑스는 국영기업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가 중 최고수준입니다. 이는 국민들이 그 기업에 의존해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소리겠죠.

주변국들에 비해 기술력이 압도적이지도 못한 프랑스를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고 일정수준의 복지를 갖춘 나라로 만든 동력은 바로 무력을 바탕으로한 <자원외교>입니다. 과거 식민지들을 정치적으로는 해방시켜줬으나 경제적으로는 해방시키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민주의-복지강화를 외치시는 분들은 대체로 휴머니스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피도 필요하며, 누군가의 땀을 빼앗아야지 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프랑스의 복지를 책임지는 곳은 어쩌면 프랑스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복지국가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한번쯤은 고민해야할 부분일 겁니다. 에너지를 비롯한 천연자원을 매우 싼값에 조달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절대 선진복지국가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