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에서 "우리나라는 왜이리 노조에 대해서 부정적일까요?"라는 화두가 던져졌지요.
가끔씩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처음엔 좋은 댓글이 나옵니다. <구조적 문제- 교육적 문제- 언론의 문제>등으로 이야기되죠.
거기서 끝이면 다행인데 슬슬 시비가 들어옵니다.
특히나 약방의 감초 현대차노조.

"현대차노조가 자녀에 대한 입사요구를 했는데 이건 뭐냐? 이것도 언플이냐? 노조가 잘못한 것 비판하면 무조건 조중동에 세뇌되었다고 주장하는 당신들도 문제다"라는 식이죠.

또 임금 문제가 나옵니다. 현대차 노조 임금이 많다...어쩌구...
반론을 제기 합니다. 10년차 150안된다고 말이죠.
그러면 다시 수당합쳐서 그렇단 말이냐? 비아냥 거리죠.

다시 급여의 정의부터 들어가야 됩니다. 휴일에 나와서 일하고 야간에 남아서 일하고 이걸 원래의미의 급여로 쳐야되느냐는 문제죠. 그걸 어떻게 기본적인 임금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원론적인 이야기서 부터 하청업체들은 고생하면서도 연장수당 못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나는 야근해도 회사에 임금 더 안주더라~는 다소 쌩뚱맞은 소리까지도 나오기도 합니다.



일단 저는 2가지를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하나는 <자녀에 대한 입사요구>부분입니다. 집사람이 있는 현대제철쪽 이야기를 좀 하자면, 자녀나 가족에 대한 입사가 원래 관행적으로 있었습니다. 산재로 의해 죽거나 다쳤을 때 그 미망인 되시는 분을 회사가 식당으로라도 취업을 시켜줬지요. 다른 주방아주머니들과는 다르게 회사 정직원이고 월급여도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정직원에 돈 더받는다고 남편죽고 자신이 식당일 하기를 바라는 분은 없겠죠...)

그러던 것이 인사적체등이 심화되고 취업난과 맞물리자 노조와 사측이 <질나쁜 거래>를 합니다. 고임금인 아버지가 몇년 빨리 퇴사하고 젊은 아들이 입사하게 되면 회사입장에서는 비용이 줄어좋고, 노조입장에서는 조합원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니 좋고. 이런 나쁜 거래였죠. 물론 이런 거래는 정규직의 대물림 현상이라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왜곡된 정보가 자주 나오죠. 마치 노조가 일방적으로 사측을 압박해서 이런 요구를 관철시켰다는 주장이죠.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양측이 나쁜 거래를 한겁니다. 한쪽이 깡패처럼 굴어서, 회사를 부당하게 겁박해서 얻어낸 것이 아니란 말이죠. 비판의 대상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노조는 이익단체>라는 겁니다. 어떤 분은 "그래서 노조 결국 이익단체에 불과하고...매 한가지..."라는 묘사를 하기도 합니다.
지금있는 모든 단체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익단체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믿는다는 한기총도, 순복음교회도 실제로는 이익단체입니다. 노동조합도 87년 전국적인 투쟁당시에 민주화운동과 시기적으로 같이 맞물려 민주화를 요구한 적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익단체입니다. 솔직히 이명박이던 노회찬이던 우리 노동조합 이익에 부합하는 인간을 지지하는게 맞다는 이야기죠.

노동조합은 선교단체도 아니고 민주화 단체도 아닙니다. 이익집단입니다. 그 와중에 극도의 이기주의로 욕을 먹는 사례도 있습니다. 별의 별 인간도 많습니다.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기업에는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고 노동조합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익집단이기에 다른 회사근로조건 보다 조금더 나은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내가 그것을 못얻는다면 사용자 논리로 더 열심히 일해서 소득을 높이던가 아니면 노측 논리로 단결해서 더 나은 조건을 따내던가 해야합니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그냥 내가 못먹으니까 남이 먹는 것에 대해 싫은 소리나 써제끼는 것은 비겁합니다.

매번 노조 이야기 나오면 현대차 나오고 그들의 월급 나오고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이야기 나오고...
그 사례가 보편적 사례도 아니며, 또 그 전부가 사실인 것도 아닙니다.

우리사회에는 <노동조합> 이란 단어가 가치중립적인 단어가 못되고 만일 단어를 듣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부터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교육-잘못된 언론-잘못된 사회구조에 기인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