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책임이 금융가들에게 있는지, 정치가들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듯합니다.

정치가들은 탐욕스런 월가의 금융가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싶어하고,

금융가들은 금융규제완화과정에서 정치가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워싱턴의 책임을 지적하지요. 
(이러한 모습은 최근 AIG문제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났습니다.)

이 문제는 미국국민들의 분노앞에서 정치적 성격을 띄게되면서 진영의 문제로 보기 쉽습니다.  

월가를 비방하는 사람들은 정치가를, 정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금융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으로 단순히 해석하게 되지요.

그런데 조금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역설적으로 월가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유로운 금융을 옹호하는 논리가,

워싱턴을 비난하는 사람에게서는 금융에대해 적대적인 주장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월가를 비난하시는 분들은 금융에 대한 규제 반대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하기에 금융위기를 가져왔다고 비난받는 워싱턴의 규제완화에 대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자율규제를 하지 못한 월가를 비난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어떠한 금융규제도 신설되는 것에 반대하지요.

반대로 워싱턴을 비난하는 측은 월가의 탐욕성을 강조하고 금융 내부의 자율적 규제라는 발상을 무시합니다.

어차피 월가는 탐욕적이며, 이는 당연한 일이니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은 정치가들에게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들은 금융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통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논리에 좀 더 공감하고 있습니다만은 현실로 적용될때는 오히려 월가의 면죄부를 주는데 사용될 수도 있는 논리라 

참 난감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