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우연하게 마주치는 것들...
조회 : 928
꾸준히 산을 오른지 두어달 정도 된 거 같은데
사실 처음에는 산에 오를 생각 같은 것 없었습니다.
걷는 것은 싫어하지 않지만 등산같은 게 참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에다가 동네산 입구까지 가는 길이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데
고작 40~50분 정도 산을 오르려고 왕복 1시간 가까이 평지를 걸어야한다는게
주객이 전도된 것 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동네산 근처를 갈 일이 있었고
그냥 한 번 올라갔습니다.
이사도 하고 그랬지만 어쩌다보니 계속 이 근처에 살아서
어렸을 적에 등떠밀려 오른 생각도 나고 그래서 얼마나 달라졌나 호기심이었죠.
지금은 그냥 주욱 올라가는데
그때는 높지도 않은 산 올라가는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땀은 얼마나 흘리고 또 중간에 몇 번이나 쉬었는지
솔직히 쪽팔려서 옆에서 여유만만하게 올라가는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
지금은 익숙해져서 좀 덜하지만
나이들면서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 고소공포증때문에 손 잡을데 없이 펼쳐진
고작 2-3미터의 바위를 건널때는 정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눈만 감으면 그 장면이 떠올라서 어질어질할 정도였으니까요.
한동안 익숙해져서 괜찮아졌다 싶었는데
눈오고 얼어버려서 다시 (정말로 진심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오르고 있네요.
어쨌든 그렇게 오르다보니 달라진 부분도 많았지도 또 그대로인 것도 많더군요.
그냥 어렸을적 생각도 나고...
별 거 아닌 동네산이지만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이 산에도 내가 못 가본 곳이 참 많구나 하는 것도 느끼구요.
아무튼 그렇게 한 번 오르고 나니 시간될때마다 습관적으로 다시 찾게 되네요.
처음은 그냥 우연이었는데...
그러고보면 올해 제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 이게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s
댓글 등록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