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취직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아..ㅠㅠ
드디어 취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도전하자며 공부했던 CPA 시험. 시험 일 주일 전 맹장수술을 받고 결국 떨어지고 좌절했던 날들. 한숨을 내쉬며 식탁에서 홀로 소주잔을 기울이시던 아버님의 등. 절 위해 매일 기도하시면서 힘내라고 등짝을 쳐주시던 어머니. 그래도 형이 최고라는 동생. 항상 날 믿어주고 감싸주고 사랑해주는 애인.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쓴 첫 자기소개서. 베네주엘라를 바르는 날 야구 보지도 못하고 끙끙대며 풀었던 SSAT. 뭣도 모르도 아무 준비도 안 되어있는 상태로 들어간 삼성화재 면접. 쓰디쓴 탈락. CPA공부한 사람은 뽑지 않을 거라는 LG전자 면접관. LG전자 최종 탈락.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굽신거리며 실력을 쌓은 스터디. 함께 구직활동 하는 친구와 나누던 신세한탄.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날락거리는 취업 뽀개기 카페. 신입사원 초임 삭감. 셔츠를 다리고, 구두에 광을 내며 힘내자고 스스로를 다그쳤던 밤. 몇 안 되는 채용공고. 닥치는대로 써댄 자기소개서. 싸늘한 아버님의 시선. 답답한 이명박. 빌어먹을 한나라당. 동아일보의 말도 안 되는 애정공세. RedSox를 좋아한다고 내내 야구 얘기만 해준 고마운 롯데 영어면접관. 두산의 끝없는 문자메시지. 그리고..
수요일에 최종면접 봤습니다. 회장님과 부회장님 앞에 두고 자신있게 말하고 나왔죠.
그렇지만 끝나고 나오니 미칠듯이 떨리더군요. 케잇냥에게 달려가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 먹으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눈물이 맺히는 케잇냥. 
29세. 3점 겨우 넘는 학점. 낮은 토익점수. 어버버대는 영어실력. 인턴경험/해외경험/자격증 無.
커버하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에너지를 짜내고 짜내서 힘을 냈습니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영혼의 벗이자 동반자 케잇냥이 없었더라면 취직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