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그 게시물을 보고 생각은 난 건 아니나
그 게시물의 '포르노'라는 카테고리가 정확한 의미의 호명을 보고 더 그런 생각이 드는데...

포르노를 '야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편화됐고 일본의 영향으로 'AV'로도 많이 씁니다.
이미 무릎팍도사에서 이승환과 듣보잡 예능인이 'AV=야동 아닙니까, 어른은 봐도 된다'고 이야기해도 편집이 안 되는 걸 보면
야동이나 AV는 공중파에서도 수용이 될 만큼 양지로 나온 단어인데...
포르노나 야동이나 AV나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은 완전히 같으며 그 단어들 사이에는 장르적 구분도 거의 없다고 봐야지요
(생산자의 인종이나 국적, 제작 방식의 차이에 의한 구분은 있는 것 같으나 거의 무의미)

그런데 포르노라는 표현은 한국에서 대중에 의해 상당히 회피됩니다.
포르노는 야동이나 AV에 비해 덜 순화되고 더러워보이는 호명이기 때문일게죠.

그러나 애초에 포르노는 다른 표현으로 순화된다고 해서 그 본질이 바뀔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그냥 포르노 그 자체죠.
'나는 오늘 야동을 보았다'와 '나는 오늘 포르노를 보았다'는 그 수사법의 성격이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박노자의 글에서 '스웨덴의 볼트감독이 포르노 생산과정의 가혹한 현실을 고발한 작품'이라고 쓴 것을
'스웨덴의 볼트감독이 야동 생산과정의 가혹한 현실을 고발한 작품'라고 쓰면 그 정치적 수사법이 미묘하게 변하게 됩니다.
 물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것은 전자의 표현이겠죠)
다시 말해 아시다시피 '야동'이라는 단어는
집단이 자신들이 포르노를 보는 행위가 윤리적 판단의 대상에 오르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합의된 정치적인 단어인게죠
인간이 포르노(야동)을 보는 행위는 다른 논의로 하더라도(저는 도덕 군자가 아닙니다) 
이러한 호명과 회피의 정치성이 포르노보다 더 아름답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야동이라고 부르지 말고 포르노라고 제대로 호칭해야 그에 대해 사회적 수용을 하든 거부를 하든
올바른 접근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시판에 글을 쓰더라도 'AV 정보', '야동 질문'(베팍은 그런 글이 올라오는지 잘 모르겠는데)
'포르노 정보', '포르노 질문' 이렇게 올려야 이에 대한 개인의 수용-거부 메커니즘이 정확하게 작동할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