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IMF가 우리나라를 접수한 시절
일하던 업계가 거의 궤멸되다시피 해서
취직이고 나발이고 어디 비벼볼 언덕도 없던 시절이었어요.

당시 IT산업부문이 막 뜨면서
이런저런 컴퓨터학원들이 IT학원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정부지원하에 연수생들을 많이 모집을 했는데
저도 그대열에 동참해서 어느 한 학원에 원서를 냈더니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더만요.

면접날 시간에 늦어 차는 주변 아파트단지에 대충 세우고 달리는데
뒤에서 경비가 뭐라뭐라 소리소리 지르는걸 쌩까고
그렇게 헐레벌떡 면접장 도착해서 면접 보는데
아마도 노동부 직원인듯한 면접관이
저를 대하며 하는 첫마디가 '나이가 많아서 어렵겠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기분 나쁘게....

그래서....
'그럼 애초부터 면접보라고 부르지나 말지 여긴 뭐하러 오라고 했냐?'고
'지금 이력서에 그나이 먹은 얼굴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이짓 하는거냐?'고
댓거리를 했었어야 하는데....

별대꾸 못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면접은 떨어졌고
세워뒀던 차에는 앞유리창에 보란듯이 스티커 붙였더군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데
생각날 때마다 열불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