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옆에 편입학원이 있습니다. 이름도 자주듣는 김영편입학원.
오늘 낮 진보진영 학력이야기도 나왔고 아버지가 진보진영에 있는데 딸이 학력세탁이 무슨 짓이냐는 등의 글도 있었죠.

일단 저는 그런 유형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백번양보해서 단병호 전의원 딸이 설사 학력세탁을 위해 진학했다손 치더라도 그걸 강제로 막는다면 그게 오히려 우스운 모양새일겁니다. 간다는걸 무슨 수로 막습니까?

그런데 지금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진보진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편입제도 자체에 대해서 한번 말해보고 싶습니다.


편입이 존재하는 이유는 저는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학생의 이러저한 사유로 결원이 되었을 경우 대학측이 재원확보를 위해 추가로 학생을 모집한다.
2. 전공이 나와는 맞지 않고 다시 새로 입학해서 교양과목부터 다시 하자니 시간낭비. 따라서 3학년으로 들어가자.

이런 양측의 이유가 맞아서 편입을 하겠죠.
문제는 이런 행태에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1번 사유로 학생을 선발할 때 결원이 회복불가능한 경우에 한해서 편입학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망, 제적 등으로 해당 학생이 절대로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없어진 경우에 한해서 결원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유를 폭넓게 해석하게 되어서 기존 학생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결원의 경우에도 편입을 받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것은 대학측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된 것입니다. 심한 경우엔 입학 정원 이상으로 졸업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좀 문제 아닐까요?

2번 사유로 제 친척분 중에서 명문대 의대에 다니다가 도저히 의대와는 비위(?)가 안맞아서 외대로 편입한 분이 있습니다. 문과쪽으로 갔죠. 그런데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본의아니게 편입학원 옆에서 일하다 보니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금까지 2년간 들은 바로는 대부분 학력세탁이 목적이었습니다. 대학별 특성? 커리큘럼 때문에? 더 나은 교수진을 찾아서? 대체로 거짓말입니다. 교수이름 다 알지도 못하고, 교과과정 잘 모릅니다. 그냥 그 학교 간판이 필요한겁니다.

이런 1번과 2번의 욕구가 맞아 떨어져서 편입학제도가 커졌고 관련 사교육 산업도 더 커졌습니다.

학교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반편입은 금지 시켜야 맞습니다. A학교에서 B학교로 옮겨가는데 결국 어느학교인가는 구멍이 나게되는거죠. 순수하게 학교운영을 위해서라면 학사편입만 남아야 맞겠죠.

이문제는 반론이 많을겁니다. "기존에 편입한 사람들을 다 학벌세탁하려했던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이냐? 나중에 돌이킬 기회를 박탈하자는 거냐?" 등등 반론의 여지가 많지요. 그러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포커스는 그게 아닙니다.

이런 편입학원이 점점 더 커져가는 현상이 옳지 않아보이고 이런 부분에서 발생하는 고비용을 줄여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입니다. 대학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개혁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너무 커져버린 편입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커져만 가는 편입시장. 이대로 놔두는 것이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