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보니 알바들과도 좋은 인연도 있고, 악연도 생기게 됩니다.
던킨에서는 그런일이 거의 없는데, 유독 운영한지 오래되지도 않은 피씨방에서 악연이 많이 생기네요.

동일한 근로조건에서 동일한 근로계약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업무강도는 오히려 피씨방이 훨씬 약하죠.

그런데 마음 한켠이 편치 않은게 피씨방에서 일한 사람들이 여러가지로 나쁜 뒤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던킨 직원들에게는 잘하고 피씨방 직원들에게는 악하게 한적도 없는데 말이죠. 오히려 잔소리는 던킨에서 더 하죠.

매월 날짜에 맞춰 급여지급하는데 몇달간 가만있다가 갑작스레 그만두고 난뒤 급여를 더 지급해야된다고 자신 나름대로의 계산법을 들이대는 경우도 지금껏 전부 피씨방 알바들이었죠. 계산법이 갑작스레 그만둔 뒤에 바뀌는 것은 무슨영문인지...

오늘도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이미 알게 된 것이지만 피씨방 알바들이 카운터 피씨를 통해 제가 이곳과 이랜드노조 홈피에 접속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제 사정을 알게 되었죠. 인간은 인지상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통상 측은지심을 갖게됩니다. 그런데 그건 제 생각에 지나지 않았나 봅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일 끝나고 뭔가 더 받아내려는 의도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지금껏 2-3차례 있었고 결국 경찰서까지 가자 울며불며 사과하더군요.

세상이 참 한스러웠던 것은 통상 대학생쯤 되었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義에 민감할 때입니다. 利에 민감할 때가 아니죠. 적어도 저는 그렇게 살았습니다. 갓 스물넘은 사람이 利에 대하서 잘 알지도 못했죠.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나 봅니다.

제가 이랜드해고자였다는 것, 노동자로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오히려 사용자 측면에서 어떠한 의무가 더 있는 것으로 장난치려는 의도를 갖었던 젊은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노동법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는 잘 알고있고, 특별히 위반한 적이 없기에 제도적 부담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와중에 제 아픔을 이용해서 돈 몇만원 더 뜯어보자는 식으로 나왔던 몇몇이 마음 속에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특히나 그들 중 한명은 제도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알바들을 선동해서 일부 조항을 확대해서 더 뜯을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죠. (그게 맞았으면 저는 전과자가 되어있겠죠.) 아마도 자신이 근무시간에 업무상 배임행위로 짤리자 해꼬지하는 일환으로 그랬던것 같은데...

살아가면서 답답한 것은 저는 청년들이 기성세대에 비해서 의로워지기를 바랬고 당연히 천천히라도 의로운 청년들이 늘어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오히려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저희세대에 비해서 세속적이 되었고 상당히 利로움에 밝아졌습니다. 심지어는 옳지 않은 방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까지도 동원하고 말이죠. (처음엔 제도적으로 자기가 알고 있는 걸로 따지면 150% 추가를 줘야한다고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면 다른 소리를 하죠. 그래도 법적으로 아니래도 기업에서는 주지 않느냐? 사장님은 회사 다니지 않느냐? 어딘지 안다...는 식. 궤변이죠.)

알바들 문제로 경찰서에 몇차례에 왔다갔다 했었고 당연히 100% 제가 이겼습니다만, 완벽하지도 않은 단편적 지식을 가지고 제 입장을 역이용해서 3-4만원 더 뜯어보겠다고 찔러보는 행태를 볼 때 이런게 인생인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던킨 알바들이 맘도 착하고 얼굴도 착해서 그냥 걔들 보고 살렵니다. 피씨방 가기 싫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