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장을 정리하다보니 마눌의 석사학위 논문이 쏟아져 나온다.

학위 신청할때 충분히 사본을 만들어서였는지 10여권이 넘게 남았다.


굳이 많이 보관할 이유도 없겠다 싶어서 두권만 남기고 버렸다.


저녁에 마눌한테 무지하게 혼났다.


버린건 잘한짓인데, 교수님 도장을 받은 원본을 남겼어야 하는데, 원본인지 사본인지 신경도 안쓰고

그냥 두권만 남기고 버려버렸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다녀봤어야 알지......못 배워먹은 인간..."


마눌에게 캐무시 당했다.





2.

다들 에어컨이 있지만 전기세 아끼느라 보통은 일년에 몇 번 틀지도 않고 버티는 사람이 많다.

우리집도 그랬다. 마눌이 어찌나 전기세를 아끼는지 아무리 더워도 샤워하고 선풍기 틀어놓고

온가족이 버티고 지냈다. 그러다보니 어느해는 단 한번도 에어컨을 안 켠 경우도 있었다.



요즘 집에 혼자 있으면서 맘껏 에어컨을 켜고 있다.



크하하하 신난다~~~






3.

남들은 이왕 놀기로 맘먹은 김에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라고 말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막상 나가려고 하면 너무 후덥지근하고 더워서 집에서 꼼짝도 하기 싫다.


에어컨과, 시원한 맥주가 있고, 언제나 샤워할 수 있는 집이 최고이다.


회사에 다닐때는 아무리 덥고 땀을 흘렸더라도 샤워하기가 마땅치않다.


그렇지만, 집에 있으니 아무때나 조금만 끕끕해도 샤워를 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서너번 하나보다.


문제는 샤워를 할 때마다 벗어 놓은 속옷을 다시 입기가 아무래도 싫어서 새로이 속옷을 입게 마련이다.


속옷뿐이랴? 샤워할때마다 젖은 수건도 나오니까 벗어놓은 속옷과 수건만으로도 하루 세탁할 양이 나온다. 


매일매일 세탁기 돌리고 말리고.......빨래 개고......



아휴.....이왕 놀것 타이밍을 잘 잡아서 가을에 놀걸 그랬나보다.



여름엔 정말 어디 나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