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보고싶은 공부가 있어서 해당분야 석학이 있는 대학원진학을 고민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시간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이죠.


집사람: (버럭) 조금 있으면 학부형될 사람이 무슨 공부를 한다고해! 당신이 학생인줄 알아! 나중에 애 공부하는 거나 도와야지!
자라: ....미안해...



그래도 꼭 해보고 싶은게 있었습니다. 제도나 체계에 대해서 알고싶은게 많습니다. 그냥 인터넷이나 책에 나온 단편적인 잡지식 말고 권위와 실력을 갖춘 교수님에게 체계적으로 듣고 싶은게 있었죠. 특히나 행정구제법-노동법관련해서 이에 대한 활용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 부분은 대기업 노무담당자들이나 기업쪽 편에서 일하는 노무법인-법무법인에서 특히나 요새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관심을 갖게된 이유는 제가 기업에 의한 부당한(그러나 합법인) 제도적 공격을 겪으면서 저만 이렇게 당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수없이 직접봤기 때문입니다. 지노위-중노위-행정법원- 고등법원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기업의 노동전문가들>에 의해서 수술당해버리는 사회적 약자를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기업측은 더욱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공부합니다. 제 승소사례를 검색했더니 한 대형 노무법인의 자신들 패소사례분석으로 나오더군요. 상대쪽에서 많이 분했나 봅니다. 저는 그냥 이겼으니 되었다 생각했는데 상대방을 그것을 가지고 다시 다른 노동자를 상대할때는 꼭 이기기 위해서 사례연구로 공부까지 하고 있는 것이죠.

증거조작까지 했던 악의적인 상대방이지만 분명 프로정신이 있고 철두철미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반해서 지노위-중노위에 들어가서 노동자위원(정식용어는 근로자위원)으로 활동하시는 민주노총 간부분들은 열정적으로 임하시긴 합니다만 상대쪽에 비해 체계적으로 공부하신 것 같진 않습니다. 사회정의와 노동자의 생존권을 들면서 열심히 사측을 추궁하지만 이쪽이 <사회학>적으로 대응하면 상대 기업측은 철저하게 <법학>적으로 대응합니다. 그리고 기업측의 대응이 더욱 고도화되어가고 세련되어 집니다.

이유는 대기업노무관리자들과 노무법인, 법무법인들이 시대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노동조합 부위원장님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노동자위원 등도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억울한 다른 노동자들을 보호하려 노력하시지만 상대방처럼 전문적으로 공부하신건 아닙니다. 진정성을 가졌지만 전문성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학들어갈 때 동네에 플랭카드 붙을 정도로 워낙에 머리 좋으신 분이라 아직까지 전문가들과 맞서도 잘하시지만서도...그게 언제까지일지는...)

상대방은 근로기준법-노동관계조정법-비정규직법-행정구제법으로 이어지는 쳬계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들을 공략하려고 합니다. 이런것을 아예 특성화시켜서 대기업 노무관리자들에게 교육시켜주는 대학도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계는 아직도 길에 앉아 허공에 주먹질을 주요 방법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집회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집회참석하고 용역깡패와 많이 맞섰습니다. 다만 다각적인 접근이 모자란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2년여전서부터 고민해왔고 이 부분은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서 오지랖만 넓어지고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의 분노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죠.


8월이면 아들도 태어납니다. 이제 애가 둘인데 이젠 좋은 가장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집사람 말대로 철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