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이었다. 친구들과 만나서 고기 안주를 곁들여서 소주를 꽤나 마셨다.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 다리가 약간 휘청거릴 정도였다.


소변이 급해서 음식점 화장실을 갔다. 남자 화장실에 갔더니 남자용 소변기가 두 개가 있었다.

오른편 변기를 차지하고 서서 소변을 보다 보니까 왼쪽편 변기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차지하고 있는 소변기보다 왼편의 소변기가 훨씬 반짝거리고 깨끗해 보였다.


왼쪽편의 소변기가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다가와, 다가와, Baby..."


소변을 다 보고나서 왼쪽 소변기에 다시 소변을 볼 수도 없는 일이고, 지금이 아니면 저 반짝거리는

왼쪽 소변기와 조우할 기회가 없을것 같았다. 그렇다고 어기적 거리며 움직일 수도 없는 일,

그대로 오줌줄기를 휘날리며 펄쩍 점프를 하여 왼쪽 소변기로 옮겨갔다.



아무런 잔해도 흩뿌리지 않으며 깔끔하게 왼쪽 소변기로 옮겨탄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번에는 오른쪽 소변기가 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지조를 지켜야 했는데......오줌발까지 끊어가며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갑자기 오른편 소변기에게 미안했다.



그래 다시 가자. 잠시 외도를 했을망정, 난봉꾼도 죽을 무렵에는 조강지처를 찾아들지 않더냐...

다시 그대로 폴짝 점프를하여 오른편 변기로 옮겨갔다.



왠지 뒷통수가 뜨끈하여 뒤를 돌아보니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두 아저씨가 있었다.

아저씨들의 표정은 한 마디로 딱 이랬다.


"살다살다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아......챙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