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정모때 너부리형아와

작년에 갔던 태백산 설경과 일출이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가기로한 태백산!

몇몇분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하길레 뭐 산행 모임을 주최하는건 아니고

그냥 저 가는데 같이 끼워가기식으로 날짜를 잡았습니다.

특별히 공지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8분 가까이 신청을 하셨구...

눈꽃과 일출, 주목군락 콤보로 꼬셔놨는데.....

산행 날짜는 다가오는데 강원도 태백은 가믐으로 제한 급수 한다지

태백산 관리소로 전화해보니 눈구경 못한거 여러날 됐다고 하지,

그날 일기예보보니 흐림이라 일출은 글른거 같지,

혼잡한 눈꽃 축제기간이라고 코스변경해서 주목군락지는 구경도 못하게 생겼지...

이거 사람들 고생만 시키고 산행 후 " 이게 뭥미?" 라는 원망만 들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똥줄이 타더군요.

결국은  야간산행의 백미인 일출도 주목군락의 태고적 신비도 맛보진 못했지만....

한달내내 가믐이다가 하필이면 저희가 산에가던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가 날짜를 정했다는것을 아시기라도 하는듯

하늘님께서  새벽 4시반에 시작해서 6시간의 산행시간 내내 흩날리는 눈보라와 환상적인 순백의 눈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야간 산행이라는게 렌턴이 있다고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 많고  적당히 무릎에 충격을 주는 정도가 아닌 푹푹빠지는 눈속에서 고생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별탈없이 환상적인 눈꽃여행을 할수 있었다는...

저를 포함해 7명입니다...(나이순)

너부리님:

         사실 이번 산행을 베팍분들과 같이 하게 된데는 너부리님 형님의 제안 덕분이죠..

          "소보야 너 태백산 간다며? 같이가자" ^^
        
          첨하는 야간산행이라 힘드셨을텐데 묵묵히 산행을 나서주시고 밥에 동동주까지 사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초반부터 가장 중요한 아이젠이 망가지는 바람에 별로 좋지도 않은 제 아이젠을 한짝씩

          나누어 신어서 더 힘드셨을텐데... 참 믿음직한 맏형님이셨습니다.

밍키님:

         가기전엔 "밍키 쓰러지면 옵하가 업어줘야되... "엄살을 피우더니만

        군대에서 행군 해보신 분들이라면 후미가 가장 힘들다는거 잘아실겁니다.
    
        가장 힘든 후미에서 삼각대 들고 카메라들고 사진찍다가 쳐지면 죽어라 뛰어오고

        그런 강행군에도 평소의 밍키양 답지 않게 말도 별로없이 산 잘만 타더군요.

        멋진 사진 만들어 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드리 햍반님: 

              산에 많이 다니셨다는 말씀은 들었는데 과연 안정된 자세와 일정한 스텝,
              
               이번 산행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거나 장기간의 산행에도 숨 흩트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 하실 분이더군요. 일행 중 제일 평온한 숨을 유지하시더군요.

               몸상태와 기분이 안좋으신 가운데 산행에 참가하셨는데

               산행 후 상태들이 별로 않좋은 일행들과는 달리 화장기 하나없이도 끝까지 우월하신 미모와

               말근육에서 나오는 강인한 체력, 그리고 호탕한 웃음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목희님:  

         참가여부를 제일 늦게 알려주신 목희님, 이번 산행 때문에 장비 장만 하시느라 목돈을

         쓰신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도 버스출발 5분전까지 안오셔서 제 애간장을 태워 주셨습니다.

         건장한 체구답게 수월하게 산행을 하시더군요.. 더 빨리 가시고 싶으셨을텐데

         일행들 보조 맞춰 주시느라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투자한 돈의 수백 수천배를

         돌려 받으시길 기원 합니다. ^^

두산너부리님:

             텔런트 이영범씨... 사채광고 하셨으면 돈도 많이 버셨을텐데 어디다 다 날리고

             짚업티가 아닌 노란색 군용 깔깔이를 입고 나오셔서 그렇지 않아도 땀 많으신분이

             육수를 몇 바가지나 쏟으시며 제일 고생하셨습니다.

             깔깔이와  군용형태의 모자, 육수 덕분에  보기엔  만신창이로 도망치는 인민군 패잔병처럼 보이더군요..

             이영범이 남부군에도 출현했나?

레릿양: 

        일행 중 젤 어려서 그런지 보통 버스 안에서 잠도 잘 주무시고 첫 산행인데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올라 가시더군요. 혹시 몰라 제가 계속 뒤에 있었지만 필요없는 걱정이었습니다.

         누구때문에 어쩔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푸념을 하시더니

         처음 보신다는 새벽 어스름의 하얀 눈꽃의 장관에 탄성을 남발하시면서 폴짝 폴짝 뛰시더군요.

         뒤에 있는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고 보람을 느끼게 해주신 분입니다.

         잠이 부족하다며 하산길에는 졸리시다고 하시다니, 역시 미인은 잠꾸러기라고...

모두들 안전 산행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사람들, 좋은 산, 좋은 날씨와 함께 해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저희 산행의 안전을 기원해 주신 베팍회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베팍분들의 선입견처럼 산을 자주 다니고 산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혼자 하는 산행도 맛이 있고 같이 하는 산행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 좋은것 같아요.

이제 봄이되고 여름이 되면 겨울처럼 그리 비싼 장비가 필요없으니

기회가 된다면 아주 가끔씩 회원들과 함께 하는 산행도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덧붙여 겨울가믐에 고통받고 있는 강원도 산간지역의 분들께도 좋은 소식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이상 산처럼 항상 그자리에서 변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우직함과, 계절에 따라 천변만화 하는 산의 유연함과

신선함 , 순수함과 천진함을 닮고 싶은  청년 소보의 뒤늦은 산행기 였습니다... 꾸벅!


사진은 밍키양 사진을 도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