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민노당 후보단일화 결과 조승수 후보가 결정되었고,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후보단일화 결과가 나오자 민노당 박승흡 최고의원 겸 대변인이 사퇴의 변을 던지면서 승복할 수 없다고 강한 반발을 합니다. 어느정도는 이 사람의 성향이 보이긴 했었습니다. 그는 조국교수님의 중재안 등이 나오자 "어떻게 저런 발상을 할 수 있는냐"는 둥 강경한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단일화 당시에는 그의 이런 몰상식한 일련의 언동에 대해서 언급안하는 것이 좋았겠지만 이런 사람이 한 공당의 최고의원-대변인까지 오른다는 것이 꽤나 위험한 일임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정리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치 전두환 사위였던 사람이 현재 한나라당 대변인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커밍아웃이기도 합니다.

아래 파란색 글은 그의 사퇴의 변입니다.

민주노동당이, 겨레의 한 맺힌 비원인 자주 민주 통일의 꿈을 ‘종북’이라는 패륜무도하기 짝이 없는 희한한 언어로 조선일보에 밀고하고 팔아버린 자를 지지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여기서 두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겨레의 한맺힌 비원인 자주 민주 통일의 꿈"이란 표현입니다. 여타의 언행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과도한 자주통일 지상주의자입니다. 통일은 진보정당의 여러 목표 중 하나이고 차분하게 접근할 문제라는게 통상적 사고입니다. "한맺힌 비원"이라는 표현에서 읽을 수 있듯이 통일분야에서 너무 앞서나가는 성향이 강한 사람입니다.

둘째로는 조선일보와 인터뷰했다고 해서 조선일보에 글이 올라갔다고 해서 "조선일보에 밀고하고 팔아버린자"라고 몰아붙이는 부분입니다. 17대에서 노회찬 당시 민노당 사무총장이 당선자 신분으로 조선일보에 글이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그가 밀고했습니까? 이랜드노동조합도 이랜드사태 당시 조선일보의 인터뷰에 응한적 있습니다. 밀고라고 할 수 있나요? 저 또한 조선일보 글이 두번 올라간 적 있습니다. 제가 조선일보를 사랑할까요?

저는 지난 당직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을 ‘항미-연북-호민-전투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이 길만이 민주노동당이 집권으로 갈 수 있는 진정한 시작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격려를 받았고, 영광스럽게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되었습니다.

-> 이분이 최고의원 사퇴하신 것은 민노당 입장에서 정말 잘된 일입니다. <항미-연북-호민-전투> 정당이요?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마치 시청앞 광장에 간혹 나와서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찬양하는 사람들의 정반대버전을 보고 있는 듯 합니다. 또 이런 구호으로 최고의원이 당선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섬뜩합니다. 항미-연북 정당의 길만이 집권으로 갈 수 있는 시작이라...

서울대 국어교육과 출신이시고 실제로 사람을 가르치시기도 하신 분이죠. 그래서 그런지 말씀을 참 잘하시고 글도 잘 쓰십니다. 그러나 그의 말, 그의 글에 조금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말과 행동은 달랐고, 그의 세련된 표현에 담긴 내용에는 노동자-서민의 심정을 실제로 대변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김창현 후보가 질 줄 몰랐다’라고 회피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숨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책임을 지는 일이 설령 개인적으로 ‘경선 불복’이라는 천형을 쓰게 되는 것일지라도, 민주노동당의 미래를 실종시키지 않으려면 이 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 그는 결국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민노당 대변인으로서 마지막 공식발언을 합니다. 대변인 입으로 단일화를 파토낸 것입니다. 글을 정말 잘 쓰시나 결국 내용은 왜곡, 편견, 자기합리화로 가득합니다. 자신이 욕하는 조선일보 닮아가고 있는 것이죠.

민노당이 어떻게 하면 국민과 조금더 다가갈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이번 박승흡식 인식과 국민적 인식의 차이를 좁혀가는데서 시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박승흡부류의 사람이 지지받는 당 내부 분위기 조성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 위기를 인식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이 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