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퇴근하면 불을 켜곤 바로 TV을 켰었다.  

딱히 뭔가를 봤던 건 아닌데...

손바닥만한 방 한 칸이 운동장마냥 공허하기만 해서 .

사람들 속닥거리는 소리라도 있어야겠다 싶었나보다..

어느 채널이었는지 퇴근할 그맘때 섹스앤더시티를 해줬었다.

틀어놓고 딴짓만 하던 그 드라마를 한동한 제법 챙겨본건,

우연히 본 한 장면때문이었다.

식탁에 모여 앉은 주인공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이었는데,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서로의 손을 잡으며,

서로의 하루를 위로하던..

그 위로의 순간이 마음에 쏙 들었었다.

그 식탁 위엔 나초와 맥주병들뿐이었지만,

따뜻한 호의와 웃음들로 마냥 풍성해보였고,

공허한 단칸방에 널부러져있던 나는
‘이래서 식탁이 중요한 것이군화!’ 새삼 실감했더랬다.

버릇처럼 뻘플.글을 남기려 접속했다가 깨달았다. 
갈굼과 저격으로 풍성한 여기가 바로 내 식탁이구나라는...

그것도 제법 큰.

.

언젠가부터, 버릇처럼 켜던 TV를 틀지않게 됐다. .

손바닥만한 방이  온전하게 손바닥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게지...

내게도 식탁이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