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을 터트리는걸 보고서 드디어 봄이 왔나보다고 기뻐하다가도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열었던 옷깃을 다시 꽁꽁 여몄던게 지난주였다.


꽃 몇 송이에 쉽사리 봄을 예단하지 말지어다. 봄은 꽃이 몰고오는게 아니라 처자들의 옷차림에서

오는것이다. 오늘 버스안에서 본 처자들의 옷차림은 화사하기 그지없었고 어느 누구도 두꺼운

코트 따위는 입지 않았다.



이젠 봄이다.정말 봄이다.



봄이 오니 기운도 솟고, 여러가지 계획들로 분주하다. 몸도 따뜻, 마음도 따뜻, 만물은 소생하고

꽃은 흐드러지게 피니 정말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20대초반에 독거생활을 하던 시기에는 봄만 되면 그냥 딱 죽고 싶었다.

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처자들 옷차림은 하늘하늘 해지고, 벌나비 꽃을 쫒듯이 저마다

쌍쌍이 깔깔거리며 활보하는 그 봄에.........난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고, 아무 곳도 갈 곳이 없었다.



행복한 군중가운데서 절대 고독을 느끼고 있었고, 상대적 빈곤감이 심장 깊은곳을 찌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봄은 있는자의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있는자에게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행복하고

활보하고 싶은 계절...

없는 자들은 그들을 보며 시기와 질투에 휩싸이고 열패감에 사로잡히는 계절



친구 벌,나비들이 저마다 자기의 꽃을 찾고 꽃밭에서 붕붕거리며 날때.......

아직 토끼풀꽃도 피어나지 않은 잡초밭에서 방황하는 심정이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어차피 솔로들의 계절이란 없는 법이다.







P.S : 처음에 무슨 글을 쓰려고 했는지 쓰다보니 까먹었고 이상한 글이 되고 말았다.

        어차피 뻘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