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언젠가 애들에게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인아를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 하는 분위기,
거기에 작은 돌멩이 하나 던져 보았다,

좋잖아, 솔직하니까!


1. 아주 오래 전이라고 한다면,
아주 오래된 이야기인 내 지난 연애담,

나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의심하고 오해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없었다.

차라리 그때 내가 솔직하게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면,
내가 그렇게 저열한 인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불필요한 상처를 주고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2. 솔직함이 항상 미덕은 아니지만,
더군다나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겠지만,

난 솔직한 게 좋다.

특히 나와 깊은 관계를 가져야 할 사람이라면 말이다.


3. 그렇다면 그저 스쳐지나갈,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들에게는?

솔직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다만 오지랖 넓게 폭력을 행하진 말아야 하겠지.

친한 이들간의 갈등은 어떻게든,
해결이 되거나 봉합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작은 돌멩이가,
커다란 상처를 주게 만드니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


4. 근대 / 탈근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한국은 전근대, 근대와 탈근대의 착종으로 인해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이 명제에 대해서는 사실 서구적인 기준에서의 평가가 크게 작용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이야기는 아니다.

탈근대가 전근대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땅의 탈근대 속에는 부정적인 전근대의 장치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E. 덕훈이 새로운 연애를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기가 원하진 않았지만) 솔직해야만 했던 공간에서,
거짓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좋잖아, 솔직했더라면!



이상, 뻘생각들의 파편.





ps : 오늘 마지막(?) 음악방송을 계획 중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황 속에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