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알투디투 님께서,
헌책 관련해서 글을 올려주시고,

바로 밑에 이리엘 님께서,
헌책 득템(!) 글을 올려주시니,

한 때 죽치고 살았던,
헌책방에 관한 추억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군요.


책 사는 데에는,
딱히 돈을 아끼진 않았지만,
학생의 신분이기에,
돈이 넉넉치 않아,
책 몇 권 사면 금새 잔고는 바닥으로,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찾은 헌책방,
그 속에서 묘한 취미를 얻었었죠.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책을 펼쳤는데 민중후보 백기완(!) 당시 선거 삐라가,
책 사이에 끼여있더라고요.

찬조연설 : 민중당 이재오-ㅅ-

그리고 몇 가지 낙서,


아, 이 책주인은 열렬한 학생운동가였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상상에 잠겨봤고,


정치경제학 서적이었던 것 같은데,

이화여대 **과 81학번 ***
라고 곱게 녹색 펜으로 쓰여진 첫 페이지,
저 시절에 컬러펜은 잘 안 썼을 텐데ㅋ
녹색의 고운 글씨가 그 언니(?)를 마주하는 것 같아,
괜히 설레였었고,


철학 서적이었던 것 같은데,
많이 난해했던 부분을 읽는데,
전 주인이 깨알 같이 관련내용을 정리해놔서,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낙서,
공부 열심히 하셨군요,
낄낄.



헌책을 보면서,
전 주인에 대한 생각이나,
그 시절에 대한 어렴풋한 공유랄까,
이런 악취미에 혼자 킥킥거렸던,
그런 시절도 있었어요.


전역하면 헌책방을 제일 먼저 들려봐야겠군요.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