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 대해 “너무 소심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기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경향닷컴 등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원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쟁점법안 처리 지연 등과 관련, “대통령께서 여러 분야를 잘 알고 또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마음이 여리고 소심해 뜻대로 밀어붙이지를 못한 채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나는 노동운동을 하다 투옥돼 사형수들과 오랫동안 같이 있어봐서 그런지 누가 죽인다고 협박해도 옳다고 믿는 것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국민이 172명이나 되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줬고 주요 지방자치 단체장을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무엇 때문에 머뭇거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또 이 대통령의 수도권 규제 완화나 지방의 세수확대를 위한 정책에 대해서도 “당초 약속을 못지키고 기존의 중앙정부 중심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당내갈등 봉합 실패 및 남북간 경색국면에 대해 “대통령 두 번할 것도 아닌데 박근혜 전 대표도 껴안고 남북 관계도 통 크게 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리더십 부족을 강하게 꼬집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최근 자신의 주말 택시기사체험을 ‘정치쇼’로 보는 시각에 대해 “택시기사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고 서민들의 삶과 생각을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고 또 각종 정보수집 및 유통에 가장 적절한 직업”이라며 “앞으로도 경기도내 모든 도로를 달려볼 생각”이라고 비판론을 일축했다.

그는 “노동운동을 하던 젊은 시절 같은 써클 후배였던 박노해 시인에게는 버스면허를 따게 했고 나는 자동차정비 자격증과 함께 택시면허를 따 민중혁명시 활용하려 했었다”며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고양시에서 택시를 운행할 때 12시간을 꼬박 일해야하는 데 중간에 소변이 마려울까봐 물도 안먹고 했다”며 “새벽에 한 젊은 승객 커플이 거스름 돈 5백원을 팁으로 주길래 안받겠다고 거절했다가 혼날 뻔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