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와이프랑 오후 햇살을 맞으며 잠깐
요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했더랩니다.
결혼하자마자 한국 생활을 다 정리하고
이역만리에 와서 지내는 현실에 대해서요......

사실 이런 생각을 자주하곤 합니다.

만약 결혼해서 그냥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 계속 다니면서 살고 있었더라면?

우선 생각나는 건
야근과 회식, 회사에서 받는 각종 스트레스,
그리고 주말마다 챙겨야 하는 양가 어른들 등
다소 부정적이거나 부담스런 일부터 생각이 나는걸 보니
오히려 이곳에 와 있는 것이 더욱 맘편하게 느껴지나봅니다.

우리가 만약 한국에 있었더라면 어디에 살았을까?
집값이 비싸서 집은 못샀을테고 우리부모님께 얹혀 살았을까?
맞벌이해서 돈은 많이 벌어도 여기저기 돈 들 곳이 많아서 허덕이지 않을까?
등등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와이프와 함께 있지만
아무래도 이역만리인지라좀 외롭기는 합니다.
이곳에서는 지인의 범위도 좁고
다들 힘들고 여유없는 비슷한 처지인데다가
국적이 다른 이들과는 아무리 친해져도 벽이 있다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반면에
와이프와 함께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서로에게 충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생극장처럼 그래! 결심했어! 하고 훌쩍 떠나온 현실입니다.
만약 다른 현실이었다면? 이라는 생각은
어쩌면 지금 제가 처한 현실을 선택한
저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현실은 현실입니다.
제가 선택한 현실이니만큼 후회없이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