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준호 감독의 명답!
왜냐하면, 정성일 평론가가 너무나 위대한 평론가인건 맞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일 평론가식의 글쓰기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일부러 피하는 편입니다.
이 카페에 영국에 사시는 분이 작년 11월 BFI(영국을 대표하는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있었던 <마더> 상영회때 봉준호 감독과 관객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올려 놓았길래 소개드립니다.
우문현답은 이런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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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봉감독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봉준호 감독 경우엔 통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자의 질문은 대부분 통역없이 다 알아들었고, 답변도 아주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면 열심히 영어로 답변하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저는 그의 태도를, 무슨 영어가 한국어보다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만나러와 준 영국 관객들에 더 다가려는 봉감독의 애정이 담긴 의지로 느껴졌습니다.
관객들에게 마이크가 넘어왔을 때 한국 관객들은 아무 양해도 없이 한국어로 길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관객이 그러고 나니 질문을 하는 한국 관객들마다 다들 대놓고 마이크를 받자마자 마치 주변에는 한국인들만 있다는 듯이 혼자 한국어로 떠들기 시작하더군요.
통역을 하는 사람이 나중에 그 질문들을 통역하느라 애를 먹었지요. 심지어 한 영국인이 질문을 할 때 영어로 질문해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묻기까지 하여 다른 영국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진 한국 관객이 봉감독에게 '자신은 영국에서 십년을 산 사람인데, 영국인들은 한국 영화를 통하여 한국을 배운다. 근데 저렇게 더러운 범죄로 넘쳐나는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영화를 만들면 영국인들은 한국인들이 다 저렇게 사는 줄 안다. 그러니 아름다운 한국, 선한 한국인들을 주제로 앞으로 영화를 만들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정말로 그 순간에 저도 모르게 귀를 막았는데요.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울텐데, 제가 처음 가본 한국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그것도 영국에서 영국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런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정말로 끔찍했습니다.
그 때 봉감독이 이런 답변을 했습니다. '아름답고, 선한 인간들만으로 가득찬 세상만을 줄기차게 그리는 어떤 나라의 영화들이 있다면, 바로 그 나라는 아름답고, 선한 나라가 아닌, 바로 어느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을 나라일 것이다. 왜냐하면 고통과 추악함이 없는 나라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고통과 추악함을 외면하는 나라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답변 이후 봉준호 감독은 관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