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송일병 이야기가 나오니 마음이 아파옵니다. 96년 9월 21일...잊을 수 없는 날.
누군가의 귀한 아들. 누군가의 귀한 동생이 사살된 날.

그리고 그가 죽게된 목진지 위치를 중요한 지점이라고 지정해준 저라는 인간.


13년이 지났는데 그의 묘소에 단 한번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 법원간다는 핑계, 집회한다는 핑계, 아이 태어났다는 핑계...온통 핑계...
어찌보면 그 기억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건지도 모릅니다. 다시 생각하기 싫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나와 내 주변의 어려운 이야기, 억울한 이야기만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다녔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이 어쩌고, 참신앙이 어쩌고 하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내 지시로 인해서 죽은 부하녀석 묘소조차 제대로 찾지 않은 인간이 말이죠.

참한 색시, 이쁜 딸, 든든한 아들... 불행하다고 주장하는 저는 다 가지고 있고, 그 녀석은 갖지 못한채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저는 나쁜 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