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눈팅하다가... 학교성적 얘기가 나와서...

수업 전출하고.. 과제 다내고..

대신 중간고사는 망하고, 기말고사도 50점도 못넘은 분이 성적 F나왔다는 글에 너무하다는 반응들이 많아서리... --;



대학원 다닐때 2년간 조교생활을 했었는데요.

성적때문에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비슷한 항의를 저에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학생.. 수업시간에 교탁앞 제일 앞자리에 앉고.. (저희학교는 지좌제를 실시하는 학교임다. --;)

결석 한 번도 안하고 지각도 없었죠. 물론 과제도 다 냈고...


그런데.. 공부를 안하는지.. 퀴즈성적, 중간고사성적이 처참하더군요. --;


학기초에 나눠주는 실라버스에 학점 가중치가...
 
과제 10%/중간고사 30%/퀴즈 20%/기말고사 40% <- 대충 이랬던걸로 기억하는데..

출석점수는 따로 없고.. 전체 100점 만점 기준에서 전출하면 +1점으로 했던 걸로... --a



여튼.. 중간고사 성적 100%로 나가는 중간성적표에 그 친구는 시험점수가 엉망이라 F가 나갔고..

퀴즈 성적도 엉망...



그리고 맞이한 기말고사에서..
 
그 학생의 답안지가 좀 예술이었습니다.



시험문제에 대한 답은 1글자도 안적혀있고...

자신의 어려운 사정과 학기중 수업시간에 임했던 자신의 성실한 태도..

한 번도 지각도 결석도 안했으며... 과제도 늦게 낸 적 한 번도 없음에 대한 리마인드...

그래서 A는 안바라고 적어도 B는 달라고 적어놨더군요. --a

(뭐.. 채점하다보면 한학기에 한 두명은 꼭 그런 답안지를 제출하곤 하더군요. 아무리 애절한 스토리라도 결론은 답을 안썼으면 0점이고, 따라서 성적은 F이지만...)



그학생도 마찬가지...

최종점수가... 과제점수 10점 + 출석점수 1점 11점.

기말고사 0점과 중간/퀴즈도 0점에 수렴하는 점수여서... 그 수업 수강생들 100점 환산 점수로 소팅을 해보니 거의 압도적인 꼴찌더군요.
(그 수업이 아주 기초과목은 아니지만, 기초과목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과목이라.. 그 과목 수준에서 문제를 어렵게 내도 다들 시험을 ㅎㄷㄷ하게 잘봐서... 상대평가에 의해 90점받아도 B가 나오는 무시무시한 과목이라능... --;)



결국 기말점수 F로 시스템에 성적이 떴습니다.



성적이 뜨자 절 찾아왔더군요. 자기는 전출했는데 F 나온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 학생의 답안지들을 보여주며, 시험성적이 너무 나빠서 F다라고 얘기해 주었죠.

잘 납득을 못하더군요.


그래서.. '학교 성적시스템이 A+B 포함 60%가 넘으면 입력이 불가능하다. 교수님께서는 최대한 60%를 꽉꽉 채워주시는 분이라서 그 학생이 답안지에 요구했던데로 B이상 받는다면, 원래 B를 받았던 학생중 하나가 C로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었더니...

그렇다면 C라도 받아야겠다고 하더군요.

교수님께 한 번 말씀은 드려보겠지만 기대는 말라고 하고 그 학생을 보냈습니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그 학생 기억한다고 하시면서... 수업시간에 농담삼아 팝송가사 얘기하다가 갑자기 가사가 기억이 안나서 다음시간에 누가 한 번 알아와주겠니 했더니, 그 학생이 그 다음시간에 그 팝송가사를 알아와서 칠판에 적어놨더라고... 좋은 인상으로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요 스토리도 기말고사 답안지에 적혀 있는 내용이었슴다)

그러시더니.. 그 학생의 점수를 확인해보시더군요.
 
점수를 보시더니.. 성적의 변동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대로 성적이 확정이 되었고, 기말고사 성적표가 발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때.. 교수님과 프로젝트때문에 지방에 잠시 나가 있었는데... 그 학생으로부터 전화가 오더군요.


해외봉사활동 갔다오느라 성적표를 이제사 확인했다며...

F가 나온 것에 대해 제차 따지더군요.

교수님께 말씀드렸는데 성적 변동 없었다고 얘기해주었죠.

전혀 납득을 못하더군요.

자신은 편입생인데.. 전에 있던 학교에서는 전출만 하면 B학점은 주었다고...

여튼.. 그런 얘기로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교수님 찾아가겠다고 그러길래...

지금 지방에 계시고.. 내가 대신 말씀 다시 드려보겠다하고 통화를 끝냈습니다.


그리고도 몇차례 더 전화왔던걸로 기억합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교수님께 그 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았구요.

(예전에 조교실에 찾아와 얼토당토 없이 성적 올려달라고 하면서 갑자기 쓰러져 울었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여학생이 우니깐 너무 당황해서 성적은 내 소관이 아니라고... 교수님께 보냈더니.. 얼마뒤 교수님께 호통 전화가 오더군요. 그런 얼토당토 않는 건들은 제 선에서 끝내고 보내지 말라고.. ^^;)



여튼.. 그래서 무척 궁금했던게...

원래 수업도 안빠지고, 과제도 다 내고 하면 어느정도 성적을 줘야하는건지...

그런 학생도 시험성적이 엉망이면 인정사정없이 F를 날리는 우리학교가 너무한건지... --;



혹시.. 다른 학교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