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서 이런 주장이 있었죠. 임금은 생산성, 기업의 수익 등에 의해서 결정되야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입니다.

1.

생산성과 임금은 물론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이론상에서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생산성의 문제, 수익의 문제는 노동의 가치와 완전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대차는 많은 흑자가 납니다. 쌍용차는 적자가 많아서 대량해고도 했습니다. 그럼 그 사태의 책임소재가 쌍용차 조합원들일까요? 어떤기업이 흥망성쇠에 있어서 '노동'이란 가치보다는 '경영'이란 부분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까 경영진들이 노동자들에 비해서 훨씬 많은 임금을 받죠. GM이 부도난 이유를 노동자들의 복지 수준이 높고 임금이 높으며 생산성은 낮아서 그랬다고 경제지들이 강조합니다. 그럴까요? 기업이 잘될때는 그 노동자들이 일을 더 열심히해서 잘되었던 걸까요? GM이 어려워진 이유는 연비도 않좋고 고장도 잘나는 엉터리를 차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차를 만들지 않고 고유가 시대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차가 아닌 자신들이 만들어왔던 차만을 고집해서였습니다.

2.

임금은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제도는 왜 만들까요? 시세대로 놔두면 되는데 말이죠. 돈을 주는 쪽이 돈을 받는 쪽과 힘관계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만드는 것입니다. 8시간 근로제도 주5일 근무제도. 이런 것들도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정치'적으로 만들어내서 기업에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일까요? 시장자율에 맡겨볼까요? 

임금이 단순한 생산성과의 연동이라면우리나라 헌법이 왜 노동3권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인정할까요? 기업의 경영실적에 의해서 경영진들이 합리적으로 배분해줄터인데 말이죠. 

3.

기업의 자율은 중요한 부분이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관공서의 나쁜 관행들은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율만을 강조하기엔 우리기업들의 과거행적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로 놔두면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 승계, 편법 탈세 이런 것들을 밝혀라도 낼 수 있었을까요? 경제민주화-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 등을 이야기하면 색안경을 끼고 봅니다. 소위 말하는 좌빨로 몰리죠. 경제민주화-기업의 투명성을 왜 요구할까요? 소유권은 분명 오너가 갖고 있겠지만 그 경영진이 전횡을 일삼는다거나 다른 기업과 담합을 한다거나, 혹은 탈세를 한다거나, 노동탄압을 한다거나 하면서 그 돈의 힘을 그릇된 곳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 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도를 만들어야하고 그 제도를 가지고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간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4. 

예전에 BMW관련한 다큐멘타리를 봤습니다. 요약하자면 독일정부의 엄격한 환경기준 등 규제에 맞추기위해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차보다도 독일차가 훨씬 우수한 차로 인정받고 있다고 BMW 경영진이 직접 언급하는 것이었습니다. 규제가 엄격한 나라가 규제를 풀어준 나라보다 국가경쟁력이 있다는 사례입니다. 규제란 단어가 나쁜 단어가 아닙니다. 공공의 이익에 합치되는 규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만들어야합니다. 반면에 공익에 합치하는 않는 규제는 철폐해야겠죠. 

5. 

여러 노동조건들이 나빠지고만 있습니다. 과거 민주당정부도 마찬가지였고 지금은 더 극심해집니다.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개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흐름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이와중에 임금도 그런 논리에 의해서 사용측의 사고방식대로 정해야만 할까요?

임금은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 요소중 힘의 문제도 큽니다. 기업의 수익과 노동조합의 힘에 의해 임금은 결정됩니다.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현대차조합원들이 지금의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수익+단결된 힘"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봐야합니다. 

현대차노조는 힘이 있으니까 그 수준에 맞는 임금인상을 하는 겁니다. 대우차쪽은 돈도 없고 힘도 없으니까 비정규직해고사태에도 힘을 전혀 못썼습니다. 대우노동자들이 현대노동자들에 비해서 차를 대충만들어서 임금이 적은게 아닙니다. 즉 생산성으로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탁상공론입니다. 옳고 그른 것은 차치하고서도 말이죠.

임금을 많이 받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