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역시나 전화는 안 걸려온다.
오늘은 그 흔한 스팸문자도 안 온다.
전화기를 구석에 처박아둔다.
시계로 쓸 일도 없는 일요일이니까.

책상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다,
오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블로그질을 시작하다가,
글이 써지지 않아 중도삭제한다.

다른 커뮤니티에 나름 진지한 글을 올려본다.
댓글은 시작부터 산으로 가더니,
아예 에베레스트까지 올라가고 있다.

한숨을 쉬는 찰나,
전화가 걸려온다.
모르는 번호다.

설마?

여자사람의 목소리다.
음방용 목소리로 전환한다.

여보세요.



저기,

약간 주춤거리더니,
나에게 묻는다.











민박 때문에 전화드렸는데요.










난 민박집에서 자본 적도 없다.






벌써 점심이다.
뭘 먹어야 하나,
또 라면인가,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