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얘기가 좀 나오는데 해당 지역을 폄하할 뜻은 없고 그냥 예전에 그랬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

그리고...겁나 깁니다;;;;




작년 여름 한창 열심히 시위 나가던 때 일이었죠,

한번 보자보자하던 친구를 시위나가느라 바빠서 몇주만에 만났습니다.

"요즘 뭐하느라 그렇게 바쁘냐"

"아 시위 좀 나가느라고"


친구는 정치에 관심이 저언혀 없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뭐 각종 현안들을 아는대로 열심히 설명해줬습니다

막장 소고기협상, 민영화에 일번타자가 수도사업인데 우선사업권을 가진 코오롱의 1대 주주가 명박씨네 횽아님이시고,

비무장 시위대를 밟고, 곤봉으로 패는 짭새들, 보험 민영화되면 치솟는 병원비, 대운하가 가져올 재앙 등등등

설명을 좌아악 늘어놓고 나니까, 그 친구는 고개를 다소 끄덕이더군요.

한명 포섭(?)했구나 하고 씨익 웃음이 번지는 찰라.. 친구가 묻더군요


"너네 부모님 고향이 혹시 어디시냐?"

"응? 아버지는 순창, 어머니는 전주"

"아..그렇구나"...하면서 고개를 끄덕..


갑자기 기분이 팍 상하더군요, 저 주르륵 늘어놓은 반정부 정책의 화두들을 단순히 출신 지역으로 재단하려 하는가,(친구는 서울 토박이)

하지만 흥분하지 않고, 다시 설득을 잘해서 친구는 어느정도 이해를 시켜놨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제 출신성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지요.

전라도 출신의 부모님, 사촌형들은 거의 그 동네서 대학교를 나와서 518에 직접 뛰신 분들도 있고,

그 보다 어린 형들은 격동의 80년대 전대 조대에 많이 다녀서 운동 열심히들 하셨죠, 잡혀가서 고문도 많이 받으셨다고 하고

고문 후유증으로 요절하신 분도 한분 계십니다.


저는 태어나서부터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본적은 전라도 순창이었고요, 그러던 초등학교 고학년 때 어느날 , 갑자기 제 본적이

바뀌어 있는겁니다. 궁금해서 아버지한테 본적이 바뀐 이유를 물어봤죠,

아버지는 그냥 너네는 서울에서 태어났으니 서울로 바꾼거라고 말씀하셨고 어릴 때는 그말을 그대로 믿었죠.

하지만 철이 들고나서 그 이유를 알게됬죠, 전두환정권시절 전라도 본적을 가지고 공무원 생활을 하시던 아버지는 시도떄도 없이 당하는

각종 불이익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으시려고 본적을 바꾸셨던 겁니다.


그것도 모르고 대학들어갈 때까지 저는 지역색, 정치 등의 단어는 전혀 쓰여있지 않은 백지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학생회장 따라서 멋모르고 가투도 나가보고, 등록금 올려서 병원 건설비에 다 쏟아넣고, 재단 인척 비리 묵인하는 학교와

싸우고 그러면서 점점 세상을 알아가고 그러다 보니 반 한나라(그때는 신한국이었던가..) 성향이 되어버렸고.. 


골수 전라도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신기하게(부모님의 바램대로 자랐다고 해야하나) 야구는 한화를 응원하고

김대중 당선 때는 권영길 찍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가 부모님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기도 했지요.

밑에 부산에서 이명박 반대 분위기가 좀 무르익었다는 글을 보고 시작한 글이 길어졌는데...


출신 지역의 발전과 물려받은 정치성향-> 뭐 지역감정이라고 대충 개념을 잡아보면,

비상식 VS 상식의 대립을 보이는 요즘 정국에 캐캐묵은 단어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비상식을 지지하는 여러가지 이유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게 지역감정이란 50년(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부터로 볼수도 있지만)묵은 괴물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남이가" 혹은 "아따, 우리가 남이당가요" 이젠 좀 진정으로 버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해서 짤은 화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