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에서의 추미애위원장의 행태에 대해서 국참당공식논평이 있나해서 한번 찾아가봤더니 공식적인 논평은 못찾겠고 자유게시판에 비교적 긴 의견글이 하나 올라와 있기에 읽어봤습니다.

나름대로 요약하자면 

통찰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어차피 다수의석을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데 어느정도는 어쩔 수 없다. 야당이 노동법을 조금 양보하면서 4대강사업 같은 큰 부분에서 야당의 요구를 어느정도 관철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자"는 예도 드시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글을 읽으면서 꽤나 당혹스러웠습니다. 교섭이란게, 협상이란게 무엇인지 진짜 아시는 분일까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또 이런식의 앉아서 쉽게 하는 "통찰력"이란 단어가 현실에서 진짜로 통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있지 않나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자, 예를 하나 들죠. 힘쎈놈이 와서 주먹으로 열대를 치고 갔습니다. 방어를 했죠. 더 맞았습니다. 다음날 또 왔습니다. 그러면서 

쎈놈: 반항 안하고 차렷자세로 있으면 따귀 7대만 때리겠다. 반항하면 더 쳐맞는다

약자: 차렷자세로 있을테니까 5대만 맞으면 안될까요?

쎈놈: 그렇게 하자.

약자: (교섭 성공했다. 만세!)

이게 교섭잘한 걸까요? 설사 20대 30대를 쳐맞더라도 억울하게 맞으면 항거를 해야됩니다. 그래야 지금은 괴롭더라도 나중에 억울한 사실이 알려져서 다른 애들이 도와줄 가능성이라도 있죠. 합의하에 매일 5대씩 따귀맞고 있는 놈을 누가 도와주겠습니까?

그리고 민주당은 불과 얼마전만 하더라도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하고 장외투쟁을 해서 정권퇴진운동을 하겠다던 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힘이 없으니까 협상으로 뼈를 취하겠다구요? '노동악법 내주고 4대강은 우리주장을 조금 더 넣자'는 식의 협상은 마치 연립정권하에서 소수 여당이 다수 여당에게 협상하는 수준입니다. 과거 일본의 자민당-공명당입니까?

길에서 집회하고 역에서 1인시위하고 선전물 나눠주는게 참 고생만하고 효과가 낮아보이는 행동일지 모릅니다. 왜 저런 무모한 투쟁을 할까하는 분들도 많으실겁니다. 자사고로 바뀌는 학교 앞에서 학운위 위원인 학부모가 1인시위를 합니다. 해봤자 안바뀝니다. 그럼 의미 없는 행동일까요? 저도 한동안 했지만 역근처에서 용산참사관련 1인시위들을 돌아가면서 했었죠. 한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만 그럼 의미가 없을까요? 선조들이 삼일절 만세 운동을 했었죠. 만세하면 대한독립이 됩니까? 안되겠죠. 그럼 안하는게 나을까요?

이런 예를 든 이유는 현장에서 소위말하는 몸빵이 없는데 상대방과 교섭이 될리 만무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노동법 내주면 4대강 예산 민주당안 받아준답니까? 안받아줍니다. 이명박각하를 너무 무시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교섭이요? 현대건설시절에 노조추진하자 위원장을 납치한 분이십니다. 실력없이 교섭창구로만 대화 참 잘되겠습니다.

합리적으로 양보하면 일정부분 양보받을 수 있다구요? 정말 그런 세상이라면 용산참사가 왜 났으며 쌍용차는 왜 저지경이 되었겠습니까? 무조건 몸빵만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협상도 가능한겁니다. 용산참사도 그나마 낮은 수준으로나마 타결된 것도 많은 분들이 오랜기간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곳을 지키시는 분들이 도중에 다 떠나갔다고 치면 그나마도 타결 안되었을겁니다.

쉽게 가려고 하지말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만만한 세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