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던가 각 게시판에 MBC 뉴스의 보도장면을 캡쳐한 화면이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이 외교당국과 도미니카 대사를 열렬히 성토할 때,

나는 쉽사리 거기에 낄 수가 없었다.


평소 접해보거나 들었거나 했던 외교관들의 행태가 맘에 안 들었던건 나도

마찬가지고, 이 정부 들어서 정부당국이랄까 공무원이랄까 의식상태가

거꾸로 가는 측면이 많아서 그렇지 않아도 불만이 많았지만 이 사태와

관련해선 같이 나서서 도미니카 대사를 까거나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본능적으로 찜찜한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공무원아니래도 이 나라의 각각의 포스트에서 힘 좀 쓰는 사람들이

권위의식에 찌들어서 실무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는

그동안 보고 들은바가 있기에,

구호대에 메트리스를 공급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맥주 쌓아놓고 마시고...

이런 행각에 대해서는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


"저 인간들은 정말 어쩔 수 없구만..." 이렇게 생각했을 뿐이다.




다만, 내가 뭔가 찜찜했던게...


도미니카 대사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개인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만 아이티에 왔으면 좋겠다"



외교관은 말로 사는 사람들이다. 외교관이 아니더라도 공직에서 수십년을 보낸

사람은 설사 자기 본심이 저렇더라도 사석이라면 몰라도 방송 카메라 앞에서

저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119구호대는 정부가 정식으로 파견한 인력이다.

119구호대를 까는것은 구호대를 파견한 정부당국을 비난하는 것이다.


어느 공무원이 방송 카메라에 대고 정부당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한단 말인가?



저 화면을 봤을때 나의 의구심은 이랬다.


"정말 대사가 정부가 파견한 구호대에 대해서 저런식으로 말했을까?"

"뭔가 편집이 이상하거나, 저 대사가 처 돌았구나"



현재 솔솔 풍겨나오고, 여기저기서 전해지는 풍문으로는 뉴스보도에 악의적인

편집이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A : 밀가루는 무슨 색입니까?

B : 백색입니다.


C : 고춧가루는 무슨 색입니까?

D : 붉은색입니다.



A질문에 대한 대답이 B고, C질문에 대한 대답이 D이다.

그런데, 기자는 대사에게 던진 A질문과 D의 대답을 짜집기한 모양이다.


졸지에 대사를 밀가루가 붉은색이라 대답하는 또라이에 개념없는 공무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악의적 편집을 밥먹듯이 했던 조중동도 저런 편집은 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 정도의 양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왜곡했다는 증거가 너무 쉽사리

드러나서 되치기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집을 했던 기자는 나쁜 놈 이전에, 감정에 휩쓸려서 자기 무덤을 판

아주 멍청한 인간이라 생각한다.


이런 편집을 하고서도 본인의 의도대로 대사관 당직자들만 똥물 뒤집어 쓰고

본인은 무사하리라 생각했다면 그동안 너무 무사안일하게 기자짓하며 살았거나

무관의 제왕의 권위의식에 찌들은 인간인것 같다.


우리가 그동안 조중동의 악의적인 편집과 보도에 치를 떨었던만큼

비록 우리편에 가깝고 지켜주고 싶은 언론매체라 하더라도 MBC의

이번 보도에는 용서와 온정을 베풀수는 없는 일이다.


보도의 당사자인 기자는 물론, 데스크를 비롯하여 보도관련 책임자는

엄중 문책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하나 걱정된다면 시절이 하 수상하니 지은죄보다 과다한 보답(?)을 받을까

그것을 저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