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파크

엠팍시절.

립흘만 달다가 글도 써보자고 맘 먹었을 땐...

머리싸메고 고민하다가 겨우겨우 썼었다.

그땐 노는게 아니라 시험보는 기분마저 들었더랬다.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일단 글쓰기 창을 열고 본다;;;

쓰다보면 느는 그거슨 바로 뻘글!!!

짬뽕으로 유리창 깨먹기바쁘던 초딩시절.

우리팀멤버들에게 난데없는 날벼락이 떨어졌으니,

그거슨 ABE라는 문학전집이였다.

외판원아씨는 숭고한 표정으로 내 머릴 쓰다듬으며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한다는 캐치프레이즈을 읆어댔고.

울엄니부터 시작해서 엄니들은 경쟁적으로 낚이셨더랬다.

꿈과 희망을 개뿔 ㅅㅂ.

80몇권이였던가.

많기도 많은데다가 두꺼기도 더럽게 두꺼워서 거들떠도 안보다가,

독후감 안쓰면 짬뽕하러 못 나간다는 협박에

겨우 한권 꺼내 봤더랬다.

의외로 재미있었던지,

아님 주전에서 밀려서 그랬던건지,

언젠가부턴 알아서 꺼내보기 시작했다.

결국 제일 먼저 전집을 독파하는 쾌거를 이뤘고,

울 엄니는 아파트 정문에 플랜카드라도 걸 기세로

다른엄니들께 자랑하기 시작했다.

울팀멤버의 얼굴은 하루가 다르게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하나 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갔다.

불쌍한 녀석들 ㅠㅠ

ABE전집중에서도 좋아했던 책들은 어드벤처물이었다.

부모들이 단체로 놀럴 갔는데 마을에 홍수가 났다거나.

마을에 이권을 노린 악인들이 출몰햇다거나,

아님 뭐 세계대전에 휘말린 산골마을쯤이라던가..

어찌어찌하며 모인 꼬꼬마들에게 시련이 오고

헤메기도 하고 쌈박질도 한던 꼬꼬마들은

기여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내곤

가슴벅찬 엔딩을 맞았다... 는 애기들이였다.

그 꼬꼬마들의 위기에 가슴졸였고,

가슴벅찬 엔딩에 환호했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저런 어드벤처를 경험할테야' 라고 꿈꿨더랬다.

외판원아씨가 읖어대던 꿈과 희망이라는 거대한 캐치프레이즈는
과연 구라가 아니였던 것이다.

돌이켜보니 머리가 굵어지는 동안에
몇번인가의 어드벤처가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가장 최근엔... 바로 여기서 유쾌하지 않은 어드벤처를 겪었다.

처음엔 소설 속 꼬꼬마들처럼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곤 소설 속 꼬꼬마들처럼 뭔가라도 해야지싶어

분위기 전환이랍시고 뻘글이라도 날려댔다.
나도 힘을 모으던 꼬꼬마중 한명이였던게 대견하고,
의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해간 삼촌이모들이 자랑스럽다.

그래서, 가슴벅찬 엔딩을 맞이한 지금...아 이런 아니구나.

한권이 끝나면 또 다른 한권을 기다리고 있는 문학전집처럼
언젠가 또 다른 어드벤처가 튀어나오지 싶다.
그게 사람사는 동네니깐.
베팍에서 또 다른 어드벤처가 시작될지라도.
끝까지 삼촌이모들과 힘을 모으는 꼬꼬마이고 싶다.

이 팍팍한 세상을 살아온
울 삼촌이모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필요하니까...
끝까지 같이 갈 누군가들이 있다는..

* 경어체를 안쓰는 건, 일기나 메모 끄적거릴 때의 버릇인데다가

더 쉽게 뻘글날리게 해주드라구요 -.-

삼촌이모들에 대한 존경과 공포(응?)는 한결 같으니 이해해주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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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면 느는 그거슨 바로 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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