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통합이 잘되는데 야권은 분열양상을 보입니다.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서 선거패배-한나라당 압승의 모습을 꽤 많이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야권을 강제로 통합시킬 수 있을까요? 야권은 민주적인 요소가 강하고 이권보다는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중시합니다. 그것이 정치민주화 일수도 있고 경제민주화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진영(개혁세력 및 진보세력)은 꽤나 폭넓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한 범주에 넣기도 힘들고 억지로 만들어봤자 많이들 나와버릴겁니다.

"그렇다면 그냥 분열해서 못된 한나라당 녀석들이 제도권 장악하게 눈뜨고 보고 있으란 말이냐!"고 할 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절대로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야권은 나름대로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강한 울타리로 묶어낼 수 없다는 특수성입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저쪽(한나라)이 단일정당-단일세력으로 나오니까 야권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한다면 어떤면에서는 똑같아지는겁니다.

야권은 정당간의 정책연합-선거연합으로 묶이는 것이 적합해보입니다. 야권의 난립을 막기위한 '지방선거 정당 및 시민 사회단체 연대'같은 것이 설립되어서 난립으로 인한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막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반한나라연합이라는 대의를 가진 정당은 참가해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런지요?

예를 들어 이쪽 인천에서 민주당은 진보대연합이 아닌 민주대연합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안상수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면 진보진영 지지율(9%-14%정도)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에 걸맞는 카드가 민주당에서는 없고 그런 것을 공개적으로 조율한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천광역시장을 만약에 민주당을 밀어주기로 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민주당에서 기초의원 공천을 안하고 진보진영에 줄 수 있을까요? 그게 안됩니다. 한자리하려고 줄지어 섰는데 무슨수로 그걸 막습니까? 즉, 받고 싶은건 있는데 줄게 없어요. 그러다가 서로 망하는겁니다. 다 먹으려다가 아무것도 못먹죠. 이건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로 반성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민주당하고 선거연합 추진해보자고 하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하는 사람취급받기도 했지요.

제 생각에는 민주당-친노세력이든, 진보양당이든 야권의 문제는 통합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안에 대한 구체적 지점에서의 연대-연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들은 한나라당에 맞서 싸워야 하지만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없는 면이 너무 큽니다.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 연합이 되지 않으면 내년 선거는 보나마나 하나마자죠. 지금 문제는 한나라당이 아닙니다. 그놈들이야 원래 그랬었고 기대도 안하지 않습니까? 나머지들이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민주노총이 진보정당들은 합당시킨다면서 '통추위'를 만들었죠. 그게 역효과가 났습니다. 오히려 반감만 더 키운 꼴이 되었죠. 만약 '선거연합추진위'였다면 이렇게 욕쳐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단결해야 하지요. 허나 그게 꼭 단일 정당이어야만 단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일정당 내에서의 계파별 갈등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양성을 가지면서 공동의 적을 대할 수는 없는걸까요? 제가 너무 이상적인가요?
좋은 밤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