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랑 한창 연애를 할 때였는데요.

1년여 연애하면서 와이프 자취방을 들락날락하던 때 였는데, 저는 와이프를 부모님께 비공식적이지만 소개를 했는데, 와이프는 저를 처가에 비공식이던, 공식이던 전혀 소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죠.


그게 이유가, 와이프랑 6살 차이나는 처형이 아직 사귀는 분이 없으시고 당시 30살이었는데 결혼을 할지 말지 처가에 무척 고민을 안겨준 상태였는데, 그런 상태에서 와이프가 애인있다고 소개를 하면 언니가 너무 압박을 받는다고, 저를 소개하지 않은 상태였지요...


그러던 어느날...


와이프 자취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띠리리 오더니 와이프가 "응 엄마..."  하며 전화를 받더군요.

중간에 "싫어...  무슨 벌써...."    "내가 알아서 할께...."   이런 말이 오고가고....


전화가 끝나고 제가 무슨 전화야....   하니


와이프가 빙글빙글 웃으면서,  "엄마가 나 선 한번 보라내..." 합니다.


제가 심뜨렁 하게  "봐....."   하니까..



"오매?  이남자 보소.  뭘 믿고 선을 보래...    그 사람 기아자동차 연구원이래  오빠 회사 사람인데 오빠가 품질(?) 보증 한다고 했다는데...."

"그러니까 보라고.  직업도 괜찮네...."  라고 했습죠..  


사실 뭐 이미 갈때 까지 갔는데, 뭐 어쩌랴 싶어서 (그정도 자신감은 있었음) 그렇게 말했는데,

와이프는 절 좀 놀리려고 했는가 본데 제가 반응이 뜨뜨미지근 하니 한마디를 더 합니다.

"그 사람.  키도 178 이래.  잘 생겼다는데...."




갑자기 꼭지가 확 돌면서....

"에이씨.....   봐.   보라고 했잖아.   보면 되잖아.  기아 연구원에 키 178  좋네...   우씨....  나 갈꺼야."     하면서 숫가락 팍 내려 놓고 일어났지요.



울 와이프(당시 애인)는 갑작스러운 저의 반응에 화들짝 놀라며서,, 

"쟈갸...  왜그래.  장난친거야.  나 안나가.  엄마한테도 선 안본다고 했어..."

"왜?  왜  안나가.  나가.   나가서 돈 잘벌고, 키 큰 그놈이랑 잘 해봐...   나 갈꺼야 이거 놔.."

" 쟈갸...    정말 왜 이래.   자기가 이렇게 가면 나 어쩌라고....      잉........"   하며 울어 버리더란 말입니다.  


그래도 열 받아서 신발 신고 나가려는데, 와이프 문 까지 따라와서 옷자락 잡고 울길래...


"한번만 더 선 어쩌고 하면, 당신 언니 결혼하던 말던 군산집 처들어가서 인사 해버린다."  하며 선 본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난 것처럼 마무리했네요.


그런데, 그때  그 친구  직업이랑 이런거에는 전혀 화가 안났는데, 와이프가 키 이야기 하니까 왜 그리 화가 팍 나는지....



말 그대로 열등감 폭팔이었나 봐요.







ps : 요즘도 와이프랑 그때 이야기 가끔 하는데,
 
"당신 그때 화내고 간다 할때 그냥 가라고 했으면 지금 내 인생이 더 화려할 텐데"라며 쿠사리 먹습니다.

그러면 제가 한마디 하죠.

"그 자식 아마도 조루였을 꺼야"   하면  키득키득하며 웃고 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