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오늘부터 출장이 있어서, 어제 오후에 차를 가지고 오는길에 진영에 들렸습니다.

퇴임하신 이후 한번 찾아 뵙고자 했으나 게을러서 못 가보고, 서거하신 이후 차도남님이랑 같이 문상을 갔다가 다음날 일정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진영공설운동장에서 다시 돌아온 후 어제 다시 방문을 하게 되었네요.

아주 한적한 수요일 오후...    티브이로 수차례 보았던 진영의 너른 벌판을 오른쪽으로 두고 "노무현대통령 생가"라는 표지판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뭐랄까....    아스라한 쓰라림이 몰려옵디다.


노통을 만나러 왔더니 저를 이런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시더군요.





아방궁이 지어졌다는 좃선의 날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포장도 되지않은 아주 허름한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경남의 한적한 시골동네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헌화를 하려고 국화를 한 송이 사서 묘소가 있음직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중간에 생가도 들리고, 권여사님이 거처하시는 "아방궁"도 봤는데 하도 째깐해서 실소를 멈출수가 없었네요..




하아..........

그런데, 노통 이분.   비싼남자.


이번에도 저를 만나주시지 않으시더군요.

묘역이 공사중이어서, 헌화를 하지 못하였고 묘역 바로 앞에 이런 걸개그림으로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걸개그림 뒷편이 묘역인데, 공사중이라 가림막이 쳐 있더군요.

가지고 간 국화 한송이 조용히 내려놓고, 잠시 묵념하였습니다.






묘역 바로 뒷편이 그가 생을 마감한 부엉이 바위가 있더군요.

우람찬 그 기세가 노통의 강직함을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산 중간 중간(노통이 추락하여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에 펼침막이 걸려있더군요.

이런 저런 구호가 담겨있는....



조금은 착찹한 마음을 담아, 뒤 돌아 오는데...





수 많은 돌 탑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조문객들이 하나하나 쌓아올린듯 하였는데,  저 돌 탑을 쌓던 민중의 손길은 무엇을 담아 기도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아주 작은 돌 하나를 더하면서 기도하였습니다.  살아있는 자의 부채의식을 담아....





한때는 매일 수백여명이 조문하던 곳이었지만, 평일이고 시간도 한창 지나 문상객은 저를 포함하여 5-6명 정도였습니다.

그래...   누구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것이겠지...    하면서 다시 차 시동을 걸고 부산으로 출발하는데.....



빨간색 관광버스 3대가 오더군요....   그를 잊지않은 사람이 아직은 많은가 봅니다.

그냥 그 차량 행렬이 그동안 담담하던 제 가슴에 뭔가 울컥한 것을 만들었습니다.



노통이 우리나라 정치사에 공도 많고 과도 많은 자로써, 정치인으로 그를 비판할 여지는 무척이나 많지만, 인간 노무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나 봅니다.


요즘 특히 그의 부재가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가 이루고자 하였던, "사람 사는 세상"에 저도 조그만 역할이라도 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묘역이 다 조성되면, 민지랑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네요. 









지금, 전 부산에 있습니다.   무려, 12월 4일까지...   


모글행님.  회 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