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나이를 먹어간다는걸 느끼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신체적 변화에 따라 흰머리가 늘어가고, 술을 먹은 다음날 예전같지 않다는걸 느낄때도 있고,

주변 사람들이 나이 들어 보인다거나 또는 여러가지 언질로서 내 나이를 확인시켜줄때가 있다.

그렇지만, 때로는 신체적 능력이나 타인의 견해와 무관하게 내 스스로가 갑자기 젊은이들의

장소에서 이방인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예를들면, 우리 나라 같은경우는 몇몇 유흥장소에 노는 나이대가 갈리는 경우가 있다.

입구에서 누가 신분증 확인하고 얼굴 주름살 확인하고 입장을 거부하는 것도 아닌데,

이제 클럽같은곳은 언감생심 가기가 좀 그렇고 성인나이트가 어울리는 세대가 되었다.


이젠 츄리닝 바지 하나 걸치고 동네 만화방에서 휴일날 하루를 죽때리기도 난감하다.

특히나 우리 동네처럼 대학생들 바글거리는 동네에선 그 모습으로 만화방에 죽치고 있기도

참 추레하고 없어보인다.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내 스스로가 강하게 느낌이 오는 곳이다.


이제 그런곳이 하나 더 늘었다.


이제까지는 대부분 머리를 한달에 한번정도 동네 미용실에 들러서 깎았다.


그런데, 우리 동네 미용실은 대한민국에서 단위 면적당 미용실이 가장 많은 동네......

이대앞에 있는 미용실이다. 당연히 미용실엔 어린 여대생들이 바글거린다.


지금까지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어제는 미용실에 앉아 있으려니 사람이 많아서 기다려야

하는 점도 있었지만, 다른 손님들에 비해서 행색도 어울리지 않고, 내 귀밑머리의 허연

새치가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슬그머니 다시 나와서 동네 찜질방에 가서 찜질도 하고 머리도 깎았다.


뭔가 서글픈 기분....



이렇게 변방으로 밀려나는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