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선이 무너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사상처음 2만 달러 선을 넘어선 이후 1년 만에 도로 1만 달러대로 추락한 것이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2일 '200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발표 후 기자설명회에서 "아직 경상추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속보치로 봤을 때 (국민 1인당)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만 달러 아래 수준일 것 같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달러로 환산한 국민총소득(GNI)을 전체 인구로 나눠서 계산한다. 여기에는 환율, 국내총생산(GDP)량, 물가지표인 GDP디플레이터 전망치(3.0%), 지난해 7월 기준 통계청 추계인구(4860만7000명)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로 합산된 국민소득이 평가절하된 것이 2만 달러 선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07년 환율은 1달러당 평균 929.38원인데 비해 2008년은 1100.13원 수준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되려면 2007년에는 국민 1인당 1858만 원가량만 벌면 됐지만 지난해에는 2200만 원을 벌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은이 발표한 GDP 증가율도 지난해 2.5%에 그쳐 2007년(5.0%)의 반 수준에 불과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론된다.

전경배 한은 국민소득팀 차장은 "아직 경상수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환율이 크게 올라 달러로 표시되는 국민소득이 적게 나온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5년 1만1432달러로 처음 1만 달러 시대에 들어갔다가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7355달러로 떨어졌었다. 2000년 1만841달러로 1만 달러에 재진입 한 뒤 2007년 2만45달러로 사상처음 2만 달러 선을 넘겼었다.

한편, 최국장은 또 "GDP 집계 방법이 개편되면 2만달러 선보다 6%에서 7%가량 더 낮게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3월 GDP 발표부터 집계방법을 바꿔 직전연도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한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통상 국내총생산량은 이전 방법을 쓸 때에 비해 다소 적게 계산되는 편이다.

GDP는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합계이고, GDI는 GDP에서 환율이나 수출입 단가가 바뀌어 생긴 무역손실이나 이익 등을 더해 산출한 금액이다. GNI는 GDI에 국외순수취요소 소득 등을 더하고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을 제해 계산된 것으로 국민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해 받은 대가라고 볼 수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GNI를 총 인구수로 나눠 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