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배증론이란게 있었습니다. 1960년에 일본정부가 강조한 정책인데, 쉽게 말하자면 소득이 늘면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가 성장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이죠. 배고픈시대에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것,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선'입니다. 문제는 이제는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내 소득이 늘었다고 해서 단순하게 행복해진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또 계산되는 소득이 늘었다는 것에도 허상이 있기도 하지요.

70년대 학번인 당협의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죠.
"지금은 너무 학비가 비싸. 어떻게 애들 대학보낼지 엄두가 안난다."
자, 그때에 비해서 지금 대졸초임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그럼 좋아진걸까요? 당시 대졸나와서 받았던 처음 월급이면 한학기 학비를 내고 좀 남는 수준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지금 대졸 초임 받아서 대학1학기 학비 낼 수 있을까요? 대학나와서 받을 수 있는 돈과 학교에 갖다 바치는 돈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서 개악되고 있습니다. 아니, 그정도면 양반이죠. 거금들어서 나와서 결국 백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월급>1학기 등록금"구조에서 "월급<<1학기 등록금"구조로 바뀐 것이죠.

비단 학비뿐만 아니라 우리는 과거에 비해 훨씬 어렵게 뭔가를 얻고 있습니다. 1달 일해서 얻을 수 있는게 이제는 2-3달이 걸립니다. 이게 집이라는 부동산이 되면 10년도 20년도 걸립니다.

또한 숫자상의 경제수치가 높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무조건 세상 좋아진다고 간주할 수도 없을겁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수치가 높아지고, 선순환이 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야지 정말 좋아지는 것이겠죠. 만약 매춘합법화해서 세금받고, 청소년에게 주류와 담배 허용하면 소비되는 액수가 늘테니 경제규모는 좀 커지겠죠. 하지만 이게 세상 좋아지는건 아닐겁니다.

이명박대통령께서 토목공사 위주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죠. 환경이 파괴되던 복지예산이 줄던 말던 말이죠. 이른바 4대강 사업입니다. 이런식으로 일자리 만드는 거라면 김정일이 먼저죠. 땅꿀 잘 파잖습니까?

이명박의 747공약이란 것도 어찌보면 저 1960년도 일본정부의 소득배증론 수준의 공약입니다. 
"연간 7%성장해서 일인당 4만불 소득올리고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된다."
일단 7%성장해도 4만불이 안되고 4만불이 되도 세계7위가 안되는 순 엉터리 공약입니다만 이런 엉터리 공약이 먹힌다는게 우리사회가, 우리국민이 아직도 <소득배증론>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돈 많이 벌게 해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기에 '재개발'이란 말만 꺼내면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개발해준다고 거짓 공약내거는 저질 정치인들 뽑고...

지금 세상은 계속 돈에 목마르게 하는 구조를 강화시킵니다. 그래야 돈있는 사람의 영향력이 강화되니까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소득이 늘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뭔가 굴레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엄두가 안나는 세상. 팍팍한 세상. 안답답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