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맛보는 숙면의 달콤함을 즐길사이도없이 늦가을의 한파가 살을애이며
뼛속까지 시린 아침의 풍경으로 변해버린 하루의 시작.
분명 작년도 제작년도 그이전의 오늘과 같은 날씨를 수없이 경험했을터인데
여전히 적응을 못하고있는 나.

분명 어제가 오늘보다 추웠다면 따듯하다 여겼을지도 모를날이자만 주어진 조건이
다르다보니 같은 날씨의 느낌도 언제나 제각각으로 다가온다.

사람도, 사물도, 현상도 한결같은 느낌은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도 사물도 언제나 같은진데 내 마음이 그와같지 못해서 그런 것이겠지...
그날그날의 마음상태에따라 제각각인것을...
다른 누구도, 요소도 아닌 내 마음의 문제인 것을...
그 문제를 언제나 밖에서 찾아 해결하려하니 해결이 될리가 없었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언제나 내안에서 시작됨을 매번 망각하곤 이내 주위를 둘러
변명거리를 찾는 나를 발견한다.

길을가다 사지가 불편한 장애인을 만나면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쉽게 접한다.
때론 장애인의 모습자체가 불편하다는듯 멀찍이 떨어져 걷는 이들도 눈에 띈다.
친구들과 함께 다니다 이런 상황을 맞게되면 종종 묻곤한다.

"왜 불쌍해?"
"불구잔아..."

그래, 불구다. 하지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라고 멀쩡한 인간일까?
분명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하에 살고있음이 분명할진데 때때로 사람들
마음한구석이 어딘가 모르게 비틀어져있음을 느낀다.

출근길에 마주하는 이웃이 정겹게 인사를 건네면 불편한듯 눈조차 마주하지않고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둥마는둥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모습들도 보인다.
일제치하에서 순사의 눈치를 살피며 조바심을 낼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어색해서? 아님 시간에 쫓겨서? 일분 아니, 삼십여초의 시간조차 이웃에게 할애할수없을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퇴근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옆에 있던 아가씨는 층수를 누르지않는 사내를 곁눈으로
힐끔거리며 초조한 기색을 보이다 앞집 초인종을 누르는 모습에 안도하는 이 웃지못할 상황들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이란...

새로 이사왔다며 떡을 들고 초인종을 누르는 이웃에게 대문을 살짝열어 고개만 비쭉내밀고는
예~ 하고는 이내 '쾅!'소리를 내며 관계의 단절을 알리는 살풍경은 비단 TV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우연히 지인을 소개하는 자리에 상대가 옷이라도 허름하다 싶으면 마치 물건이라도 되는듯
위아래를 슥 훑고는 자신의 수준에 맞지않다는 양 마음을 닫아버리는 이들...

장애인이 육체적 불구라면 우리는 마음의 불구인지도 모르겠다.

장애인을 측은하게 바라보거나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이.
이웃의 인사조차 불편하다는듯 어색하게 외면하는 이들...
정작 측은하게 여겨야할 이들은 손발이 불편한 이가 아닌 마음이 비틀어져 온전히
이웃과 지인들에게 마음을 쓰지못하는 우리들이 아닐까? ...

체제의 민주주의는 이루었을 지언정
마음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듯 서글픔이 느껴지는 하루를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