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치횽이 연일 계속 유시민에 대한 글을 쓰는걸 보자니 역시 유시민의 파워가 상당하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양철북님의 글 또한 오랜만에 보는 유시민과 노통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었구요.

다들 먹고사는데 바쁘고 자기일 하느라 바빠서 정치에 대한 뚜렷한 식견과 분석, 비전을 가지고 있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유시민이 이번에 이야기한 자원봉사나, 정당에 대한 금전적 지원, 투표 등등에서 소극적인 대응을 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 다수일 겁니다. 그래서 유시민을 지지하는 장황하고도 구체적인 글을 쓰고 싶어도 그 시간을 내기가 힘드네요.

제가 그냥 지적하고 싶은건 한나라당의 파워에 관한 부분입니다.

최소 35%의 강력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는건 우리나라 어느 정당도 가지지 못한 큰 자산입니다. 이건 최악의 경우에도 이정도는 표가 결집되었죠. 근데 이 표들이 과연 늙은 사람들만이 지지를 해서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제1의 기업인 삼성이 노조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라이며 30대 기업 아니 100대기업의 총수들 중에 대 놓고 야당 지지하는 총수 한명도 없습니다. 다들 한나라당 지지자 들이죠. 관공서도 마찬가지죠. 대놓고 야당 지지했다간 정권교체기에 고위공직자들은 옷벗어야 합니다. 하위공직자도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죠. 검찰 경찰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노정권 말기에 공수처를 만들려고 했는데 반대때문에 만들지 못했죠.

언론도 마찬가지 입니다. 조중동의 위세는 여전하고 미디어법으로 확대생산을 하려고 하죠.
한겨레나 경향은 망하기 일보직전입니다.. 여전히 대기업의 광고는 잘 안들어 옵니다.
효성이나 용산참사, 4대강사업등등은 정권의 비도덕성을 여실히 보여줌에도 이슈화도 안됩니다.

월급쟁이들은 상관눈치보느라 자기의 소신을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없고 자영업자들은 관에 찍히지 않으려 소신을 이야기할수 없고 권력의 핵심기관과 인물들은 한나라당에 붙어 지내는게 훨씬 편하고 자기 이익을 도모할수 있으니 수구보수편이고, 뭐 그렇습니다.

8-90년대는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가 명확해서 시민들의 다수가 집회나 데모에 관대했고 심정적인 동조를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 구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먹고살기에 집착해서 많이 무관심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로 회귀하여 버렸는데,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우린 인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있습니다.
제대로된 사회라면 하나하나의 정책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있어야 겠지요.
FTA는 어떻게 할 것이며, 미디어법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언론은 어떻게 하며 복지정책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토론은 없어져 버리고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그리운 10년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때를 못잊어 합니다.

그런데 설사 유시민이 대통령을 하더라도 그다음 수구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똑같이 되겠죠. 그리고 그들은 정권을 다시 잡을 힘이 넘칩니다.

그래서 김대중노무현정부의 공과에 대해 잘 평가하고 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민주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과연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토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앞에 놓인 거대한 수구보수의 벽은 강고합니다. 그리고 민주세력의 토대는 허술합니다. 그러나 역사는 항상 다수의 편이었고, 길게보면 민주주의의 확대를 가져왔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산으로 갔는데, 저처럼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시민의 정치전면의 등장을 반가워 합니다. 그리고 진보진영도 분명 반가울 것입니다. 그 속에서 진보세력들이 그 외연을 진정 넓히려고 생각한다면 유시민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아니라, 이전의 잘잘못을 따질게 아니고 구체적인 향후 정책과 실천방향을 가지고 그리운 10년을 돌아보는 일반 시민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입니다. 선명성만을 가지고는 설득이 되지를 않고, 현실에서 실현되기 힘이 듭니다. 제가 유시민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