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SM의 아이돌 노래들을 상당수 작곡해줬고, 표절 의혹도 숱하게 받았던 그 유영진입니다.

94년도에 보이즈투멘이 내한한 적이 있었죠. 일요일 일요일밤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이즈투멘이 나왔을 때

한국에도 R&B를 하는 가수가 있다면서 나온 사람이 바로 유영진이었죠.

처음에는 '뭐야, 저 넘. 감히 보이즈투멘에...' 그런데 노래를 들어보니 혼자서 괜찮게 하는 듯하더군요.

그래서 같이 보던 하숙집 룸메이트가 CD를 샀고, 그럭저럭 맘에 드는 앨범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영진

보컬이 너무 좋더군요. 그 뒤 2집도 샀고, 참 열심히 그의 보컬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먹히는 스타일이었는지 인기가 없었고 그렇게 사라진 듯했는데...

H.O.T라는 아이돌 그룹이 나오면서 그의 이름을 다시 들었습니다.

그 또래 남자애들이 그러듯이 남자 아이돌의 음악은 잘 안들었습니다만, 강타의 보컬을 듣는 순간 흠칫할 수밖에

없더군요. 아, 유영진이 키운다고 했더니만 자기 복제를 해놨구나.

결국 H.O.T 앨범은 강타 보컬 때문에 살 수밖에 없더군요. 다른 멤버들 다 별로고 맘에 안들어도 강타 보컬 하나로도

제게는 살 가치가 있었거든요.

괜찮은 보컬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걸 스스로 살리지 못했던, 그러나 돈은 잘 벌고 동시에 욕도 많이

먹었던... 좀 아깝기도 하고...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