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플오님의 이벤트가 당첨되어서 예매권이 2장 있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엔 롯데시네마 대구점 달랑 한 군데 밖에 상영하는 곳이 없어서
여기서 막 내려버리면 그걸로 완전 꽝이 되는 거죠.
그래서 수시로 체크를 했습니다.

어제 밤에 체크를 해 보니 일단 수요일까진 걸려 있더군요.
그런데 낮에 다시 확인을 해 봤더니 오늘이 마지막이고 내일, 모레 모두 없어진 겁니다. (!)
흥행이 생각보다 저조해서, 혹은 불의의 사고가 생겨 조기 종영하나보다 생각했죠.
서둘러 같이 갈 사람을 구하고 부랴부랴 예매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여기선 디지털로 상영하더군요. 원래 디지털로 나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화면 크기도 작고 전체적으로 영화 자체가 어둡기까지 해서 마치 DVD방에 온 것 같았습니다.
이전에 제가 봤던 디지털 영화는 쨍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밝고 선명했었는데..
이 영화는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나보다 하고 생각하며 그냥 봤지요.

그런데,
중간에 세 번 씩이나 끊기는 겁니다.
마치 필름이 끊긴 것처럼 혹은 영사기가 고장난 것처럼요.
약간 지직하며 화면이 완전히 까맣게 되었다가 약 3초 후에 다시 돌아오더군요. 세 번 모두.
영화 자체가 이렇게 만들어진 거라면 마땅히 분노를 해야 할 일이고
상영관 잘못이라면 당연히 컴플레인을 걸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조성환 선수가 얼굴에 공을 맞고 롯데 선수단 모두가 동요하는 장면에서 화면이 나갔을 땐
상영관 내의 관객들 모두가 한마디씩 할 정도였으니까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그런 일이 생기니까 저도 화가 나고 속이 상해서
나가는 길에 출구를 안내해 주는 스탭에게 컴플레인을 넣었죠.
제가 좀 일찍 나가서 따지고 있었다면 다른 관객들도 뒤에서 호응을 해 줬을 지도 모르겠는데
마지막까지 다 보고 나오느라 뒤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_-
그 스탭은 자기는 모른다, 이런 걸로 항의받은 적은 없다며 책임 회피를 하더군요.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런 식으로 진상 손님이 되어버리니까 슬슬 열이 받더라고요.
결국 사무실까지 가서 담당자를 불러 냈습니다.
슈퍼바이저가 나와서 하는 말이, 영사실에 물어 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하더라는 겁니다.
저는 다른 관객들은 어째서 항의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며 이런 적이 없었냐고 하니까 없었다더군요.
저는 완벽하게 진상 손님이 되었습니다. -_-;

제가 표정이 굳은 채로 어이없어 하니까 어쨌거나 불편함을 겪었다니 사과를 한다면서
자신의 명함 뒤에 뭔가를 적어 주며 다음에 오면 영화를 두 명 무료로 보여준다고 하는 겁니다.
이전까지 이 필름이 문제가 된 적이 없었던 것 같고 계속해서 사과를 하길래
그냥 그쯤에서 알았다고 하고 명함을 받아 왔지요.

화가 난 건 아니었고 꼭 보려고 기대했던 영화가 그렇게 되어버려서 속이 상했던 건데
뭐, 어쩌겠습니까. 거기서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이벤트로 당첨된 예매권으로 영화를 보고
그 예매권이 새끼를 쳐서 두 장이 또 공짜로 생겼습니다. -_-;

그 여자 슈퍼바이저분 좀 귀엽게 생기셨던데
제가 오늘 다소 과하게 화를 냈던지라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사과도 할 겸
다음에 가면 음료수라도 하나 건네야겠어요.



ps. 지금 확인해 보니 내일이랑 모레, 다시 생겼네요. 이것들 장난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