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첫눈이 내렸다면서요?
오늘(그니깐 토요일) 파리 날씨는 비바람이 세차기 불기도 했지만
비가 갠후엔
맑고 춥지 않은 가을날씨였어요.
파리엔 첫눈이 언제나 내릴런지.....

첫눈 하니깐 생각나는 기억이 하나 있어요.
아마도 제가 대학교 2학년때였던 것 같아요.
그 때엔 울 학교에 중앙광장이 들어서기 직전,
아직 정문쪽에 커다란 대운동장이란게 존재하던 마지막 학기.
참살잇길에서 동아리 남자 선배랑 나랑 남자 후배랑 셋이서(다른 사람들은 이미 집에가고 마지막으로 울 셋만 남았던듯)
밥먹고 술도 마시고 놀다가 늦은 새벽,
즐겁운 맘으로 술집 문앞으로 발을 디딘 순간. +_+

와~ 온 세상에 새하얀거에요~
하얀 눈이 얌전히 새색시처럼 내리며
새초롬히 땅위에 머물렀던 그 밤...
우린 아마도 대운동장에 하얗게 쌓였을 눈을 상상하며
가서 첫눈을 밟아주자며 뛰어갔죠.

이미 자정을 진작에 넘겼던 새벽 시간인지라
인적 드문 대운동장엔
발자국 하나 없는 뽀얀 속살의 첫눈들이
우리를 기다렸다는듯
가로등불빛에 빛나고 있었죠. ㅋㅋㅋ

그 뒤에 셋이서 어린애처럼
강아지처럼 눈위를 뛰어다니면서..
영화 러브스토리 흉내도 내면서..
눈싸움도 해보면서...

대학시절의 발자국을,
그 해 첫눈의 기억을,
곧 사라져버릴 마지막 운동장위에
추억속에
살포시 새기고 왔었답니다. +_+

생생히 기억나는 그 날밤의 노란 불빛밑의
하얀 내 발자국의 풍경!

눈 보고 시포라~ >_<